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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은 '책 속 여행' 카테고리에 작성 중인데...

사실 책을 읽으면서 음미한다고 할까.

이 부분에서 드는 생각, 거기서 뻗어나가는 나의 경험, 기타 등등이 있는데

그걸 감상에 적자니, 너무 길어지는 것 같고, 그렇다고 sns을 이용하자니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책 수다 코너를 만들까 하다가 이 카테고리를 보고 여기를 활용하기로.

 

책 속의 한 줄을 가져다 수다 떠는 곳이라고 보면 되겠다.

(한 줄이 아닐 수도 있음)

 

 

"어떻게 하면 어른들이 좋아하는 시를 쓸 수 있는지 나는 다 알고 있었어요.

나는 나 자신이 카피라이터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게 짜깁기였죠.

'가을, 하늘, 창공' 이런 게 주어지면 미리 준비한 아무 상관 없는 시구들을 쓰고 거기에 가을의 이미지를 살짝 얹어주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어른들이 원하는 걸 간파했어요.

거기엔 학교 대표로 백일장 대회에 나가니 어른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도 강하게 작용했어요.

좋은 시구를 이미지만 살짝 바꾸면 정말 잘 썼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속으로는 알고 있었죠.

'나는 가짜다. 나는 정말은 시인이 될 수 없다.' 고등학교 때는 그게 힘들었어요."

정혜윤의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51쪽

 

이 부분을 읽는데 정말 천재다!!!

뭐 그런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어른들이 좋아하는 시를 쓰는지 이미 학생 때 다 알았다는 거니까.

그래서 백일장 때 상을 휩쓸며 스타가 된 모습.

작가 정이현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바랐던 학생 때 모습이기도 했다.

나름 문학소녀였던 나는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글쎄, 끼적이던 건 거의 팬픽들이었고

당시 읽은 책이 뭔지 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독서일기소설(?)이라는 이상한 낙서들이었으니까.

백일장에 나가서 상 받는 게 꿈이기도 했는데...

이 책 구절 다음에 나오는 얘기처럼 실상 백일장의 산문 부분은 소설이나 다름 없었다.

 

같은 반에 있던 아이가 백일장에 나가 수상한 글을 보게 되었는데...

멀쩡한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시고 어려운 살림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도 나는 캔디처럼 늘 웃으면서

그리고 신데렐라처럼 잘 극복해서 지금은 넉넉해.... 그런 류의 글이 수상작이었다.

그때 들었던 백일장에 대한 환멸감이란.

 

-나의 학창 시절이 지금으로부터 좀 오래된 시점이라는 걸 밝혀야겠다.

어차피 관계자도 아니지만 혹시나 제대로 된 백일장이 있다면 이 글은 민폐가 될 수도 있으므로

양해를 부탁드린다.-

 

어쨌든 백일장으로는 나의 글쓰기 실력을 알 수 없다고 판단, 불신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백일장의 그 위치는 무시할 수는 없으니

작가님이 퍽 부러울 수밖에.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 대단한 글쓰기 능력도 작가 내면을 들여다보면 가짜라는 자괴감이라니...

아주 조금이지만 공감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아니, 예술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이면 그걸 발산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 노래는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거고 따라서 가사도 내 마음대로다.

작곡 능력이라도 있나 싶지만...

잘 들어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멜로디 후렴구다.

아, 원곡은 이건데 이렇게 좀 바꿨구나.

그래서 나는 음악 분야는 엄두도 내지 않는다.

 

작문은?

음... 이건 내가 독서를 숨쉬듯이 해야 하는 것처럼...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힌댔나 뭐랬나...그것에 가깝지만

책을 읽는 시간이 없다면 살아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지 않으면, 그게 뭐가 되든 적지 않으면 나는 이 순간순간들을 견딜 수 없다.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준 나의 신, 나의 하루에게 감사!!

 

이야기가 잠시 새었는데...(웃음)

이 구절에서 나의 경험들을 떠올렸고 정이현 작가의 '좋은 시구에서 이미지 바꾸기'라는 글쓰기 기법도 하나 배웠다.

 

*책 수다는 결론이 없을 수도 있다. 원래 수다나 잡담은 결론이 없는 게 매력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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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