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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0. 14:17

유득공편 - 책만 보는 바보 책 속 여행2010. 7. 10. 14:17



밥숟갈 크기는 입 벌릴 만큼
상추 잎 크기는 손 안에 맞춰
쌈장에다 생선회도 곁들여 얹고
부추에다 하얀 파도 섞어 싼 쌈이
오므린 모양새는 꽃봉오리요,
주름 잡힌 모양은 피지 않은 연꽃

손에 쥐어 있을 때는 주머니더니
입에 넣고 먹으려니 북 모양일세.
사근사근 맛있게도 씹히는 소리
침에 젖어 위 속에서 잘도 삭겠네.

(이 부분 배고플 때 읽으면 안된다..ㅜㅜ)




"유득공의 마음 속에는 우물 하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근심 걱정도 한 번 담갔다 하면 사뿐하게 걸러져 밝은 웃음으로 올라오게 하는 우물 말입니다."

정말 그의 가슴 속에는 근심 걱정을 담갔다 걸러내는 우물 하나가 있는 것일까.
심각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짝 들어 올리는 그의 우스갯소리는 그 우물에서 튕겨 올라온 시원한 물방울일까.
그 물방울이 우리에게도 튕겨져 시원하고 명랑한 기분에 온몸이 젖어 유쾌해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의 마음 속에 고인 물은 끝도 없이 깊고 결코 마르는 법이 없을 것이다.
나와 벗들의 근심 걱정을 수없이 담갔다 길어 올려도 조금도 마르는 법이 없이 늘 새롭고 싱그러우니 말이다.





"세상 가운데에 있다고 중국(中國)이면, 아침 해가 빛나게 떠오르는 우리는 동국(東國)이지요."

우리의 역사와 지리를 담아 놓은 그 책은, 유득공의 눈길과 마음을 끌 만했다.
한백겸은 조선의 역사와 지리가 적혀 있는, 나라 안팎의 문헌을 모두 살폈다.
(……)

"나도 내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무언가를 붙들고 싶습니다.
내가 끝까지 부여잡은 그것이, 후대 사람들에게 감동과 감탄뿐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글공부하는 조선의 선비들은, 단군이 세운 고조선에 관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백성들 사이에서 떠도는 옛이야기쯔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되기를 빌었던 곰과 호랑이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하다 하여
단군 조선의 존재 자체를 통째로 무시하기도 하였다.

유득공의 생각은 달랐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는 중국의 옛이야기에도 많이 나옵니다. 옛 중국에서 농업을 주관했다는 신, 복희(伏羲)와 신농(神農)의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몸은 뱀이라는 복희씨나, 얼굴은 소이고 몸은 사람이라는 신농씨가 실제로 있었겠습니까? 중국의 옛이야기는 트집 잡지 않고 넘어가면서, 왜 우리의 것은 하찮게 여기고 소홀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의 옛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옛사람들도 아직 이치를 따져 생각하는 것이 서툴렀을 뿐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생각한 것이나 바라는 바를 이야기에 담아 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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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