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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14. 00:11

사제님 유혹하기 - 전후치 책 속 여행2019. 2. 14. 00:11

오랜만의 19금 리뷰.

http://blog.yes24.com/document/11072708


감상 잘 안 쓰는데 이벤트에 혹해서 작성해봤다.

내가 썼지만 별로다.ㅋㅋ

:
Posted by 휘란
2018. 11. 30. 16:08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책 속 여행2018. 11. 30. 16:08

도서관 대출.

완독한 지 꽤 되었는데 이걸 쓰려고 다시 빌림.

사서 읽을 생각도 하고 있는데...

음...

뭐라고 할까. 계속 읽기에는 좀 오싹한 책이다.

 

이 단편이 아니라 다른 단편이.

 

2018년 11월 26일 경에 재독.

감상을 적자면... 아마 전체를 다 이야기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좀 싹뚝싹뚝 잘라서...(작가님이 싫어하는..ㅋㅋ)

인상 깊은 구절만 몇 개 보겠다.

 

명언이나 상투어를 뒤집어서 새로운 말을 만드는 것은 오빠의 오랜 버릇이거든요.

(중략)

즐길 수 없다면 피하라고 답하고요. (중략) 가끔 어떤 격언은 뒤집어놓으면 더 의미심장해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금이 침묵이다같은 말이 그래요. (13)

 

아마 이건 작가님의 오랜 버릇 같은 느낌?

아니면... '오빠'라는 캐릭터가 좀 삐뚤어졌거나.

여러 예시가 나오는데 생략함. 마지막 예시는 웃기시네, 기회가 위기야... 라는 대사. 

 

아빠는 여행중인 젊은 여성이 처할 수 있는 무서운 위험에 대해, 요즘 대학생들의 한심함에 대해, 보호자인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고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자신의 위신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에 대해, 언성을 전혀 높이지 않은 채 다소 음울하게 이야기하셨어요.

죄송해요, 아빠. 다시는 안 그럴게요.”

아빠가 화를 낸 것도 아닌데 어느새 저는 아빠께 용서를 빌고 있었어요. (20)

 

여기 나오는 아빠는 아마도 전형적인 한국인 아버지가 아닐까 싶지만

여자 입장에서 별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

전형적인 가부장의 행태와 폭력...

폭력이란 게 단순히 물리적인 힘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니까.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어요. 제게 호감을 느끼는 남자와 만나고, 그 남자가 절 이상해하고, 저는 그 남자에게 실망하고, 그러다 헤어지고, 저는 다시 아빠에게 돌아가는 거예요. 아빠는 제 연애사를 대충은 알고 있었고, 제가 남자들과 멀어질 때마다, 더 좋은 사람 만날 거다, 라고 말해주었지만 현실은 반대였어요. 점점 더 한심한 남자들과만 엮이게 되었어요. 그러는 사이 저는 마흔이 되었고요. 마흔을 넘기자 아예 다가오는 이도 없었고, 때로 저는 일말의 해방감 같은 것도 느꼈어요. 주변에서 남자를 만나보라는 말조차 꺼내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24)

 

꽤 우울한 진실이다. 여자 나이 마흔이면 아무도 권하지 않게 되는 결혼.

그때까지 몇 년 남았나.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저 듣기 싫은 말=남자를 만나보라는 말이 듣고 싶어지는 때가 올까?

 

아빠가 뭘 엄청나게 잘못한 건 없어요. 아빤 그냥 살아오던 대로 살았을 뿐이에요. 한번은 아빠의 조교였던 대학원생이 학교 윤리위원회에 아빠를 고발했어요. 당신 젊었을 때나 허용되던 농담들, 행동들. 아빠는 계속했던 거예요. 대학에서 징계를 받게 된 아빠는 배운 년들에 대한 엄청난 증오심을 품었지만 적어도 두려워하게는 되었고, 하는 수 없이 이제 캠퍼스 밖으로 시선을 돌렸어요. (29)

 

이쯤되면 주인공의 인성도 의심스럽지만...

정말 네 아빠가 '엄청나게' 잘못한 게 없어서 고발 당하고 징계 당했을까?

하지만 가족이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다면 그런 시선이 있을 수도 있겠다.

'배운 년'이란 부분에서 웃음이 나왔다.

쓴웃음이.

 

저도 예전엔 저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을 이해 못했었어요. 아빠하고 친한 게 왜 문제지? 내가 결혼을 못 해서? 아니, 결혼 안 하고 사는 사람에 대한 차별 아닌가? 결혼 안 한 사람은 다 불쌍한 사람이고, 아빠가 원인을 제공했으니 아빠가 나쁜 사람이라는 건가?”

근데 생각이 변했어요?”

(중략)

아빠한테 제일 먼저 소식을 알렸어요. 아빠, , 암이래요. 갑상선암. 너무 걱정 마세요. 아주 초기래요. 수술하면 된대요. 그랬더니 아빠는 대뜸, 갑상선 그거 착한 암이다, 별거 아니다, 그러시는 거예요. 저도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리고 치료도 다른 암에 비해 수월하다는 건 알아요. 그리고 절 안심시키려고 그러나보다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제가 입원해 있는 동안 아빠는 딱 한 번밖에 안 왔어요. 아빠는 마치 암이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저를 멀리했어요. 언니, 병원에 입원해본 적 있으세요? 거기 누워 있으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어요. 아빠는 제 좋은 모습만 원했던 거예요. 아빠, 아빠, 하고 따라다니는 귀여운 딸. 그런데 딸이 이제 나이들어 암에나 걸리다니 갑자기 무서워진 거죠. 하지만 아빠가 어떻게 저한테 그러실 수가 있을까요? 저 이제 어떻게 살아야 돼요?” (33~34)

 

어떤 통계에 대해 TV에서 말한 적이 있다.

배우자가 죽을 병에 걸렸을 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해.

웃기게도 아내는 90% 이상이 책임지지만 남편은 책임진다는 놈이 10%도 될까 말까였다.

하.

기가 막힌 통계지만 그게 자기 자식한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이게 '한국 남자'다.

외국이라고 다를까? 글쎄, 모르겠다. 난 한국에 살고 있고 다른 나라까지 살펴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걸 쓴 작가도 '한국 남자'라는 것.

작가님은 어떻게 이렇게 담담하게 써내려간 걸까.

 

그때 현정이 표정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런 거 아세요? 잘 배운 미국 백인의 전형적인 미소 같달까. 나는 흠잡을 데 없는 공정함과 바다 같은 너그러움을 갖고 있으며 불쌍한 너에게 작은 도움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이를 받아들이고 아니고는 전적으로 너에게 달렸으니 어서 결정하렴, 같은 뜻을 담은 미소요. (36)

 

난 외국인에게 딱히 편견 같은 거 갖고 싶지 않지만...

태백산맥이라던가... 강철의 비라던가...

소설이나 영화 같은 것에 반영된 작가의 심리에 공감하게 되는 걸 보면....

그들만의 특징이 알게 모르게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이 보는 시선 속에 우리만의 특징 역시 부정할 수 없지만....

저 미소란 대체 어떤 미소일까 상상해봤는데.....

기분 나빴다.<-

 

제목에 관한 구절도 있었는데 너무 길어서 패스.

 

:
Posted by 휘란

2018년 7월 19일 완독.

 

음...

재밌었다.

 

이 작품에서 '위기'는 이렇게 찾아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전개되고

그 이유랄까, 진상이랄까... 그런 것까지 예상대로 진행되었지만

(청소년 문학은 단순한 플롯이 매력이다.)

그래도 즐겁게 읽었다.

 

 

소설을 쓴다는 건 고독을 견디는 일이지. (215쪽)

 

소설 쓰는 것만이 고독을 견디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는 것도 어떤 일을 하는 것도 고독을 견뎌야 하는 일이 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혼자가 된 것처럼.

 

  소설에는 작가의 인격이 짙게 반영되기 때문에 질책을 들으면 자신의 인격을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 들어. 물론 그건 사실이 아니지만. 작가와 편집자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 혼을 부딪치면서.

  소설은 혼자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객관적일 수 없는 부분이 있어. 그런 결점을 편집자는 정확하게 지적해 주거든. 지적을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되지 않고 냉정하게 자기가 쓴 소설을 읽을 수 있는가, 그 점이 중요하지. (219쪽)

 

그래서 자작글을 쓰고나면 과연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가 부담스럽다.

상대도 틀림없이 그런 부담을 안고 읽어야 하니까.

 

특히 젊은 여성 집필자에게 만연하는 '자아 찾기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장점이다.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다시 말해 속도감과 절실함이 느껴진다. (238쪽)

 

대체로 괜찮은 작품이었지만, 역시 뭔가 부족했다. '이걸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라는 힘. '이 작품은 다른 누구도 쓸 수 없다!'는 투쟁심. 아마도 원인은 작품의 핵심이 되는 생각을 끝까지 파고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끝까지 사랑하하고, 갈고닦고, 펼쳐 나가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239쪽)

 

이 부분은 신인상 응모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

원래는 평가 받을 수 없지만 편법(!)을 이용하여 받아낸 것.

아, 이런 점이 소설이네.^^

 

마지막 에피소드의 제목이기도 한 '생각을 끝까지 사랑하라'는 말이 와닿았다.

생각을 사랑해본 적이 없어서.

사랑하게 되면..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읽기와 쓰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40쪽)

 

물론 읽기와 쓰기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래도 차이점을 알고 있는 나는 이 문장이 꽤 걸렸다.

정말로 다르지 않을까? 어떤 맥락에서 다르지 않다는 것일까?

소설을 읽는 것과 소설을 쓰는 것의 연결점?

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커다란 거짓말을 지으면서도 세세한 부분에서는 사실을 쓰고 있어. 그게 바로 소설이지. 아저씨는 주인공에게는 대형 거짓말을 장치해 놓고, 주변은 진실로 고정시켰어."

"충돌기법이네."

"거짓말을 진짜처럼 잘 꾸며대면 그 소설은 틀림없이 성공할 거야." (244쪽)

 

거짓말을 그럴싸하게 글로 풀어쓴 게 소설이라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게 글쓰기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독특하게 한 가지 덧붙였다.

문예부인데도 캐치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다.

 

"문화 동아리는 운동하면 안 된다고 법으로 정해져 있기라도 해?" (9쪽)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모든 일에는 체력이 필요하고 소설 쓰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도 30년 동안 달리기를 계속해왔다고.

김연수 작가님도 달리기를 하시던데...

작가가 되려면 달리기를 해야 하나?<-

 

나도 언젠가 소설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헤헷.

:
Posted by 휘란
2018. 7. 18. 15:33

소설 쓰는 소설 - 스도 야스타카 (2) 책 속 여행2018. 7. 18. 15:33

89~184쪽까지 읽음.

여기까지 소설 초고가 완성이 되기에 일단 멈춤.

 

일본 명작 10선이 나오는데... 읽은 게 '설국' 뿐이다.

체크!+ㅅ+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모리 오가이의 '기러기'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시가 나오야의 '암야행로', 이부세 마스지의 '도롱뇽'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무샤노코지 사네아츠의 '우정', 다야마 가타이의 '시골 선생'

나카 간스케의 '은수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지지난 번에 읽은 책에서도 나오고

이름도 들어봤는데 여지껏 안 읽었다. 훗.

 

 

별 내용은 아니지만 내 시선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119~120쪽 부부인데 인스턴트 커피를 맛있게 먹는 방법? 뭐 그런 게 나온다.

신기했다.

 

"요리는 소설이랑 비슷하다면서요?"

다이조가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비슷한 면이 있지. 뭘 만들지 결정해서, 재료를 준비하고, 적절한 순서로 만든다."

"진짜 그러네요. 같은 재료라도 요리사의 솜씨에 따라 맛이 좌우되잖아요. 소설을 쓰는 사람은 음식도 맛있게 만들 것 같아요."

"글쎄다. 역이 반드시 참은 아니니까." (122쪽)

 

요리와 소설의 비교가 재미있었다.

요리는 신기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생활에 녹아든 자연스러운 마법 같지 않은가?

재료들만 봤을 때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신기한...

 

"문장력은 체력과 마찬가지라서 계속 쓰다 보면 향상되기 마련이야. 중요한 건 의식이지. 언제나 적절한 문장을 쓰겠다는 마음가짐 말이야." (129쪽)

 

좋은 말이다.

 

"다른 말로 '충돌기법'이라고 하지. 슬픔에 슬픔을 더하는 게 아니라 일부러 밝고 경박한 소재를 넣는 거야. 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들. 예를 들면 상복에 진주라든가. 진주의 아름다움이 홀로 남은 여자의 슬픔을 더 깊게 만들지. (중략)" (142쪽)

 

전문용어 등장! 두둥!!

이 에피소드의 소제목 중 하나는 팥죽 소금이다.

팥죽에 소금을 넣는데 단맛이 더 진해진다.

소금은 정말 신기해!!<-

 

"예를 들어 은하철도의 밤을 읽잖아. 내가 느낀 점이 어쩌면 독선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생겼어. 다행히 명작을 해설해놓은 책이 있어서 그냥 닥치는 대로 읽었어. 감상 정답을 찾는 심정으로. 그중에는 소설을 쓰는 방법같은 책도 있었는데, 명작의 서술 특징이라든가 뛰어난 대목 같은 걸 해설한 책이었어. 그게 재미있더라고. 같은 작품을 다루더라도 책에 따라 해석이 다른 거야. 예를 들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 그 유명한 마지막 한 문장을 훌륭한 여운이라고 절찬하는 책도 있는 반면, ‘쓸데없는 사족이라고 딱 잘라 말하는 책도 있었어. 뭐가 맞는지 궁금했어." (157쪽)

 

음, 라쇼몽은 영화로 대학 수업 때 교수님이 이야기해주신 적이 있는데 그 라쇼몽?

확실히 명작은 해설이 있는 것과 같이 읽는 게 도움이 된다.

혼자 읽기도 해보고 해설도 읽어보고 모임에 나가서 토의도 해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당장 읽어 봐. 명작은 당연히 읽어야 하고, 졸작도 읽을 필요가 있어. 안 읽으면 좋은지 나쁜지 분간을 못 하니까. 읽는 게 이기는 거야." (158쪽)

 

읽는 게 이긴다!!

 

"그런 해설서를 많이 읽으면 새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어. 소설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 기교가 눈에 들어와. 술술 잘 읽히는 소설에는 읽기 쉽게 만드는 기교가 숨어 있어. 지문에서 대화로 옮겨갈 때의 기술, 화자를 독자에게 잘 이해시키는 방법, 장면 전환의 비결 같은 거. 그걸 알면 소설이 열 배는 더 재미있어지거든."

(158~159쪽)

 

"소설은 그 자체가 '충돌 기법'으로 만들어져 있어. 소설이란 거짓을 쓰는 거잖아."

"네." 하고 다이조가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거짓말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세부 내용을 현실감 있게 써야 한다. 거짓을 실감 나게 만들기 위해서 진실을 써야 하는 법이지. 세부 내용을 대충 쓰면 소설 전체가 현실감이 사라지거든. 예를 들면, 미스터리를 쓴다고 쳐. 고립된 섬에 모인 사람들이 차례차례로 죽어 가. 그건 큰 거짓말이지. 그 설정을 성립시키기 윙해 세부 내용을 현실감 있게 묘사해야 해. 이 상황에서는 사람의 심리가 그렇지. 시체가 계속 노출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으면, 현장 보존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라도 시트 정도는 덮어 주고 싶어지잖아. 그게 현실감이 느껴지는 사람의 심리지." (167쪽)

 

 

그래서 릴레이소설은 어떻게 됐을까?^^

:
Posted by 휘란
2018. 7. 16. 16:02

소설 쓰는 소설 - 스도 야스타카 (1) 책 속 여행2018. 7. 16. 16:02

2018년 7월 20일 읽기 시작.

도서관 대출.

 

지난 주에 이거 관련 포스팅을 작성한 줄 알았다.

이상하네.

어디선가 언급한 것 같은데....

(네** 블로그씨 질문에 답하면서 인용만 했음.)

 

제목이 독특하지 않은가?

그래서 골랐다.

글쓰기에 관심도 있고.

소설 쓰는 소설이라니!

 

청소년문학인데도, 아니 청소년문학이라 그런지 더 흥미로운 느낌이었다.

작가는 주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청춘 소설을 쓴다고 하는데

한국에 이 작가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이라고 한다.

 

뭐야~ 그냥 청춘물인가.<-

 

문예부 학생 네 명이 모여서 문화제에서 무엇을 할지 의논하다가

소설을 쓰기로 했고

그것도 릴레이소설로 쓴 다음 신인상 공모전에 응모까지 한다는 대단한 발상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재 1/3 가량(88쪽까지) 읽었는데

소설이나 문예 쪽으로 관심 있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난 재밌었으니까~_~//

 

아, 위에서 네 명이라고 했지만 글쓰는 사람은 세 명이다.

한 명은 편집 담당...이라고 글쓰기에서 쏙 빠지는

뭔가 얄미운 역할이지만 편집자도 필요하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작가(?)들이 소설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고등학생 때 릴레이소설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던 나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편집자가 작가보다 지위가 더 높아?"

"높낮이의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작품을 보는 눈을 말하는 거야. 작가는 자기 생각을 써 나가잖아. 그야말로 주관덩어리지. 그것도 나름 괜찮아. 그 작가만 만들어 낼 수 있는 세계는 중요하니까. 하지만 소설은 주관과 객관의 싸움이야. 재능 있는 주관과 분별력 있는 객관의 조합이라고나 할까." (19쪽)

 

출판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편집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우리에게 '죽음'은 멀리 있잖아? 더 친근한 소재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바꾼 소재를 퀴블러 로스의 분석 방법을 이용해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하루노, 대단해. 동기가 마음에 들어. 보통은 '이런 내용을 쓰고 싶어, 이런 걸 말하고 싶어.'로 시작하지만, '잘은 모르지만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집필을 통해 생각해 보고 싶어.'라는 것도 좋아. 진지한 집필 태도에서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거든." (28쪽)

 

집필 동기.

각자 써온 글을 보고 어떤 것으로 확장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논.

어쩐지 나도 소설이란 걸 써보고 싶어진다.ㅋ

 

"비판하고 싶으면 최소한의 이론은 갖춰야지. 적어도 감독이 쓴 책 두세 권은 읽어 보고 말해. 팀을 만드는 방법이나 선수 기용, 학설에, 철학에, 여러 가지가 있잖아. 그런 걸 안 다음에 안자이 감독의 방식에 불평해도 늦지 않아. 안 그러면 그냥 열만 받고 끝나는 거지." (43쪽)

 

굉장히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비판하려면 최소한의 이론은 갖추라.

 

"그럴 때 선수의 문제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거든 마음을 진정시키고 의욕을 북돋아 주는 방법은 독서밖에 없어. 실화도 괜찮지만 소설이 딱이지. 소설이란 사람의 좌절을 묘사한 거니까. 그런 소설을 읽다 보면 상처 입은 자기 자신을 상대화할 수 있어."

"상대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자기를 상대화 한다는 말이야. 반대말은 절대화. 사람의 감정은 절대적으로 빠지기 쉬워. 슬픔이나 분노는 특히 더 그렇고. 왜 나만 이런 끔찍한 일을 겪어야 하는가 하면서 말이지. 부상으로 달릴 수 없게 된 선수는 자기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거든.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가르쳐 주는 게 소설이야. 소설 세계에는 좌절이 잔뜩 등장하거든." (46쪽)

 

그래서 소설이 재밌고 위로를 받게 되는 건가?

모든 소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실화나 다른 장르까지 포함해서 난 늘 책에게 위로 받는다.

 

"글을 쓰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 뇌에서 땀을 흘리고 있으니까. 뇌의 칼로리 소비량은 실로 엄청나거든. 바둑이나 장기 기사를 봐도 마른 사람이 많잖아." (66쪽)

 

어?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작가분들 중에서 뚱뚱한 사람이 있던가?

없는 것 같다!!

갑자기 글쓰는 걸로 다이어트(?!)하고 싶어지는 충동이 드는 건 왜일까.ㅋㅋㅋ

 

5. 에피소드는 소제목이 '아이 포인트와 분할'인데

시점과 시련에 대한 이야기다.

69쪽~88쪽까지 실제적인 소설 기법이랄까.

뭔가 알기 쉽게 풀어져서... 어, 나도 한번 소설 써보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들게 한다.

그걸 꾹꾹 참고 이 포스팅이나 쓰고 있지만.

 

"지금 말한 건 기술적인 얘기잖아. 기술은 십중팔구 향상되니까 초조해 할 필요 없어. 그것보다 너한테 필요한 건 이야기의 핵심을 만드는 거야. 처음에는 그걸로 충분하니까 그 다음은 나중으로 넘겨." (76쪽)

 

편집자의 역할이 이런 격려까지 있는 거구나~~+ㅁ+

이건 비단 소설 쓰는 일 뿐 아니라 다른 일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내용이지, 기술이나 형식은 부차적인 문제다.

 

"예정 조화라는 말 들어봤어? 불 보듯 뻔해서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게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면 스토리가 식상해지지. 그러니까 예정 조화가 안 일어나도록 조심해야 해. 동아리 때문에 마음이 상한 이유가 난생처음 들어보는 내용이라면 대성공이지."

"한번 해볼게."

"'시련은 분할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야. 갑자기 풀이 죽은 이유를 찾으려면 힘들잖아. 그렇지만 지금처럼 순서에 따라 나눠서 생각하면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야." (78쪽)

 

전문 용어가 나왔다!

예정 조화란 말은 처음 봤다.

시련은 분할할 수 있다는 말도 생경하다.

 

나도 학생 때 소설이라고(그렇지만 환상 일기에 가까운) 끄적거렸지만 사건 전개가 쉽지 않았다.

~~이런 건데... 이렇게 되기까지 과정을 설명하기도, 생각하기도 귀찮아져서 그만둬버린다고나 할까.(웃음)

-그래서 당시 글들을 보면 처음과 끝만 있고 가운데는 없다.

 

나중에 혹시라도 소설 쓰고 싶어지면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읽는 중!!

 

:
Posted by 휘란

응?

저자 이름이 검색하니까 곰돌이 푸....

책에는 곰돌이 푸 원작이라고만 쓰여 있고...

와아, 무성의해.

 

2018년 7월 12일. 완독.

 

'밀리의 서재'라고 배달되기도 했고

'카카오페이지'에서 몇 편 무료 이용권을 주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그때는 읽을 생각을 안 하다가

어제 도서관에서 이 책이 반납된 걸 본 순간 캐치해냄.

 

화제의 도서이기도 해서

내가 너무 기대를 했나 보다.

곰돌이 푸 그림 외에 알맹이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다.

뭐지, 이건?

 

동화책도 아니고....

자기계발서? 그것도 아니고....

시/에세이로 분류되어 있었다.

에세이? 에세이라................

 

조석 작가가 자신의 웹툰에서 자기계발서에 대한 느낌을 '교과서'라고 정의했는데

말하자면 이렇다.

착한 일 해서 행복하게 잘 살아요.^^

 

곰돌이 푸~ 이 책도 그런 내용이다.

힘들어 할 필요 없어. 하늘을 봐. 오늘은 가장 좋은 날~

 

.........

더 이상의 감상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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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
2018. 7. 6. 09:28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5) 책 속 여행2018. 7. 6. 09:28

책을 읽기는 그저께 읽었는데...

거기까지 읽고 생각한 걸 적기는 못 따라가서 나눠 적게 됨.

 

계속 이어서 재밌는 에피소드 소제목과 마음에 들었던 구절 고르기다.

 

[宇宙心을 제멋대로 작동시키는,

말하자면 우주의 중심]

 

노파심에 적자면, 한자는 '우주심'이다.

 

이것도 읽으면서 웃음을 참느라고 혼났다.

우주심이 우주의 중심이나 우주의 마음? 뭐 그런 느낌으로 생각했는데...

111쪽에 "뭐. 이런 宇宙心 같은 경우가" 라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꽤 활용 범위가 다양한 듯.

어떻게 보면 삼청동 예찬론이라...

한번 가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좋나요?

 

[준비성 없는 여행자들을 위한

마법의 주문]

 

자, 그 주문은 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좀 즉흥적으로 여행 가서 겪은 작가 이야기.

안 그래도 알 수 없는 인생인데 거기서 더 예측 불가한 걸 즐기는 듯한 느낌.

 

  여행자란 어떤 사람인가? 일어난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모든 걸 다 아는 것처럼 넘겨짚고, 현지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여기는 사람이다. 우린 애당초 그렇게 생겨 먹었다. (119쪽)

 

그렇게 보면 여행자는 꽤 오만한 것 같다.

작가는 그걸 인정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행을 권하지만...

음,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패스.

 

[롤러블레이드 할아버지,

에스프레소 할머니]

 

아무래도 요즘 커피 관련 일이 있어서 좀 더 흥미롭게 읽은 이야기.

그런데 내용은 커피보다 40대 중년 아저씨 세대를 차별(?)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직 가격만으로.

뭐 커피숍이야 그렇다치고, 40대를 위한 청바지 광고가 나왔는데 그 가격에 후덜덜 했다.

미친... 40대 이상이 무슨 호구냐.............=ㅅ=

 

그리고 백화점의 층수 구분... 캐주얼 매장과 남성복 매장 같은.

나도 이건 전부터 좀 궁금했다. 차이는 가격 차이인가?

무심코 지나치는 이런 것들이 공공연한 차별이라니!

 

  어쨌든 시간만 지나면 누구나 늘어나는 나이가 아니라 그가 한 행동들로 그 사람을 구별짓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남들보다 몇 년 더 살았다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건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127~128쪽)

 

그래서 이 구절이 인상 깊었다. 한국에서 과연 그런 사회가 올 수 있을 것인가.

 

[바바리맨이 아니라

마라톤맨]

 

이것도 엄청 웃음을 참아야 했던 에피소드.

(밖에서 책을 읽다보니 집에서처럼 마음껏 웃을 수 없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작가가 마라톤 대회에서 알게 된 '타이즈'란 옷과 얽힌 이야기다.

작가님 생각하면 정말 상상이 잘 되어서....;;;

음, 근데 그게 아저씨들 사이에서 유행이 된 건가요?

아니면 그냥 작가님만 뻔뻔해진 건가요? (갸웃)

 

[여름 내내 달렸으니

맥주는 얼마든지]

 

이 제목은 제목만 봐도 부러웠다. 달리기는 싫지만 나도 먹고 싶은 건 먹고 싶어요!!(뭐래=ㅁ=)

 

작가의 달리기와 갑자기 무리해서 생긴 족저근막염과

그리하여 나름 계획 있는 달리기를 위한 소개와 애용(?)하는 어플 소개 이야기.

 

달리기는 싫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달리고 싶어지지 않을까.

(이상하게 화가 나면 달리고 싶어진다. 쿠오오오오~~!! 하는 느낌으로.)

해서, 무슨 앱인지 체크. 런 코치, 런 키퍼, 마이 코치 등등.

 

[한 번 더 읽기를 바라며

쓰는 글]

 

이건 순서대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어떻게 글이 된다.

작가의 의도는 거꾸로 읽는 것에 있다.ㅇㅂㅇ!

때문에 한번 읽게 되면 잘 이해가 안 가는 게, 거꾸로 읽으면 아하~ 하게 된다.

 

  두 번째로 달린다면 아마도 고통보다는 다른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고 관찰하고 경험할 것이다. 그걸 아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고통에게 끌려가지 않는다. 그러나 한 번 더 달리면 그 정도로 집중해야만 하는 고통은 많지 않다는 걸, 사실 고통이란 내가 얼마나 많이 달렸는가를 알려 주는 신호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된다. 고통은 우리의 자원을 완전히 점유하고서는 모든 게 소진될 때까지 빨아들인다. 고통이 생기면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해진다. (143쪽)

 

이게 거꾸로 읽어야 하는 부분. 인용하는 거라 그대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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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
2018. 7. 4. 16:23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4) 책 속 여행2018. 7. 4. 16:23

 

그러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고 해서 하기 싫은 일을 반드시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으니까 하기 싫은 일은 더구나 하지 말아야지. (83쪽)

 

동감이다.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할 때 듣는 논리에 반박하는 거.

누군가 해야 한다면 왜 니가 안 하고 나 시키는 건데?<-

 

좋은 구절만 고르다간 책 전체를 다 옮길 것 같아서 재밌는 에피소드를 고르기로 했다.

소제목은 목차에도 있고 목차는 책 소개에도 있는 거니까 부담없이.

 

 

[눈, 해산물, 운하, 맥주, 친구]

 

눈 쏟아지는 책 내용이 좋다면서 소설가만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

폭설이 좋다니... 강원도 가서 며칠 지내보면 그 말씀은 안 나오실 텐데...

(나도 강원도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아마 눈이 그다지 오지 않는 지역에 사시는 모양이다.

뜻하지 않은 폭설이 좋다는 걸 보면.

 

 

[사람이 너무 좋은 게 콤플렉스]

 

이게 무슨 자랑이죠, 작가님?ㅋ

소설가 된 뒤로 다른 소설가에게 들은 말이 작가님께 상처였던 모양이다.

 

사람 좋고 소설 못 쓰느니..... 그 말 때문에 열심히 소설을 쓰셨다고 하니.

누가 그랬는지 몰라도 이 글을 봤다면, 작가한테 또 한 소리 했을 것도 같다.

거, 뒤끝 있네.

그런 사람은 그런 예측 가능한 말을 하기 마련이지만 만약 아니라면 소소한 사과를 드린다.

어디까지나 제 상상.

 

콤플렉스가 화제인 에피소드라서 내 콤플렉스를 생각해봤다.

그런데...

콤플렉스? 그게 뭐죠? 먹는 건가. (우걱우걱)<-

...라고 할 정도로 없는 건 아니고 좀 시시하다.

공부 못하는 것.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진다고 한다. 이유는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은 서로 다른 세상에 살기 때문에. 20대가 사는 세상은 아직 탄생한 지 30년도 지나지 않은 세상이다. 지속 시간이 짧으니 삶에는 인과보다 우연이 더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60대가 사는 세계는 벌써 70년 가까이 지속된 세계다. 시간이 그 정도 지속되면 결과를 통해서 원인을 따져볼 수 있다. (89쪽)

 

재밌는 연구 결과다.

어떤 거였는지 좀 구체적인 근거가 궁금하지만... 없으니 그런가보다 할 수밖에.

 

 

[우린 모두 영웅호걸 절세가인]

 

읽으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에피소드.

아우, 조용한 곳에서 웃음을 참느라고 혼났다.

작가가 중국 문화인 '칭커'를 겪으면서 생각한 걸 적었는데...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믿게 된다는 유쾌한 이야기였다.

 

 

[여름만이라도 좀 놀면서 지내자, 이 귀신아]

 

아, 이걸 보고나니 여름 귀신들이 좀 불쌍해졌다.

귀신이 나오는 영화를 무서워서 잘 못 보는데... 그런 내막(?)이 있을 줄이야.

 

원한은 쌓아둬서 좋을 게 없다.

 

 

[이 우주를 도와주는 방법]

 

이러다 소제목들도 다 적을 기세...ㅋ

근데 그만큼 다 재밌는데 어떡하라구요.ㅠㅠ

 

피그말리온 효과와 작가의 잡지사 근무 에피소드.

어떻게 보면 난감하고 삐딱할 수도 있는데 그걸 해학적으로 잘 풀어내는 것 같다.

 

뭐든 잘한다 잘한다 하면 다른 것도 잘하게 되는 법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주위 사람들이 기대감을 가질 때 가장 크게 발휘되는 것이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때는 스스로 가져도 괜찮다. 그러므로 자신이 하는 일은 우주적 손실을 면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버리자.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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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
2018. 7. 4. 15:38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3) 책 속 여행2018. 7. 4. 15:38

7월 4일 읽은 부분 50쪽~144쪽.

 

 

욕심만큼 책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욕심을 꺾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 욕심의 대가란 조금 피곤해지는 일뿐이었으니까. 무거운 책을 들고 왔다 갔다 하게 만드는 정도. 그 정도 피곤함이라면 나는 내 욕심을 존중하고 싶었다. (52~53쪽)

 

나도 책 욕심이 좀 있다. 어느 정도냐면 책만큼은 몇 권을 들더라도 '무겁지 않다'는 것!!(웃음)

그래서 가끔 주변의 비웃음을 사기도 하지만...

-욕심껏 책을 사는 바람에...;;;

이 문장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 내 욕심이니까 존중해주세요.<-

 

  휴식이란 내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와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쉴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나를 둘러싼 반경 10미터 정도, 이게 바로 내가 사는 세계의 전부구나.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몇 명, 혹은 좋아하는 물건들 몇 개. 물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계가 그렇게 넓을 이유도, 또 할 일이 그렇게 많을 까닭도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정말 나는 잘 쉰 셈이다. (54~55쪽)

 

휴식에 대한 작가의 정의.

그런 거라면 나는 잘 못 쉬고 있는 셈이다. 내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ㅠㅠ

작가처럼 느껴본 적도 없다.

쉰다고 쉬어도 몸은 늘 피곤하다. 지치는 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하다.

현대인의 딜레마.

 

  인생의 모든 순간은 딱 한 번 우리에게 다가왔다가 영영 멀어진다. 말하려다 그만두고 말하려다 그만두고 그저 "아름다운 계절 중양절 또 돌아왔군요"라고 노래하는 이유는 지나간 순간은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을이니까 그 사실이 나를 아프게 하지만, 또 나를 일깨우기도 한다. 나뭇잎이 또 저렇게 졌다가 봄이 되어 다시 돋는 동안, 사람들은 한 번 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62쪽)

 

당연한 진리인데도 아프게 다가오는 문장들이다.

왜 꽃은 다시 피는데 사람들은 다시 오지 못하는가.

 

고독은 전혀 외롭지 않았다. 고독은 뭐랄까, 나는 영원히 살 수 없는데 이 우주는 영원히 반짝일 것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의 감정 같은 것이다. (65쪽)

 

고독에 대한 작가의 정의.

고독이 전혀 외롭지 않다니... 저기, '고'자가 외로울 고인데요...<-딴죽...;;;

근데 이 부분을 읽을 때면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게 만들어버리는 작가의 필력.

 

인생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길다. 그러고 보니 예측한 대로 삶을 산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늘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인생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70쪽)

 

인생은 짧다고 생각한다.

길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하고 싶은 게 많으면 그 인생은 짧아지는 법이다.

고등학생 때 하고 싶은 목록을 작성해서 친구에게 보여주었더니...

친구가, 그거 다 하려면 확실히 넌 오래 살아야겠다.

 

그 목록 중에 이룬 것은 별로 없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 또한 인생. (훗)

 

마흔 살이 된다는 건 우리의 부모 세대가 돌아가시는 연배로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평생 철들지 않고 애처럼 살 것 같았는데 이제 우리 또래는 하나둘 고아들이 되어 갈 것이다. 어떤 고아들도 철부지로 살지 못한다. 마흔 살이 된다는 건 그 사실을 알게 되는 나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더 이상 "그따위는 모르고 샆아도 아무 상관없어!"라고 소리칠 수 없게 됐다. (71~72쪽)

 

잘은 모르지만 난 아직 마흔이 아니다. (네?)

그럼에도 친구들 혹은 지인들 부친상에 몇 번 다녀왔다. 그런 나이가 됐다는 것.

누군가 죽어야만 드는 철이라니...

어쩐지 씁쓸하다.

 

영웅 영화 같은 데서 여자나 아이가 죽어야만 각성하는 남주인공에게 짜증이 났었는데.

누가 죽기 전에 각성 좀 하지....<-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나는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 이해했다. 아름다움과 시간은 상호보완적이었다. 곧 사라질 것이 아니라면 아름답지 않다. 한편으로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삶이 결국 아름다워질 수밖에 없는 건 결국 우리는 모두 죽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73~74쪽)

 

자연이라는 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지만, 때로 그건 너무 잔인하다. 어떤 일을 두고 누군가 "자연스러운 일이지"라고 말한다면, 그게 잔인한 일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75~76쪽)

 

오늘은 어쩐지 페이지에 걸쳐진 문장이 많은 기분이 든다.=ㅁ=

유한한 아름다움.

하지만 난 무한의 아름다움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본 사람은 없겠지만.

 

자연은 본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었다. 그걸 잔인하게 받아들이는 건 인간뿐이다.

본인들이 어떻게 해볼 수 없기에. 거대한 힘이니까.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그 개별적인 존재의 슬픔이란 그 존재 역시 거대한 자연의 일부라는 점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뒤부터 나는 모든 화가와 작가는 보편적인 인간에 대해서 그리고 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그들은 모두 나에 대해서 그리고 썼던 것이다. 적어도 내가 보거나 읽은 대가들의 작품은 예외 없이 나를, 나 자신의 삶을 다루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처럼 개인적이고 사적인 감동이 가능할 수 있었겠는가. (77쪽)

 

내가 힘들었다면, 그건 당신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들기만 했다면, 겨울까지 우린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어려운 일 못지 않게 즐거운 일도 많았다. 그 사실은 이 겨울이, 얼얼할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 증명한다. 바람이 매서우면 매서울수록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겨울다운 겨울에 우리는 우리다운 우리가 된다. (79쪽)

 

화가는 잘 모르겠다. 그림은 관심 분야가 아니기도 해서...( . .)

작가는 좀 안다. 읽은 책들이 있으니까. 결국 사람에 대해 다룬 것이라는 것을.

과장해서 말했을 때 이해가 되었다. 나에 대한 것이기에 그렇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위로. 겨울과 바람이 있으면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는 것.

고통은 별로 긍정하고 싶지 않지만...

애써 이렇게 받아들인다면 못 받아들일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삐딱하게 말하면.. 그래서, 우리다운 우리가 뭔데요?<-

 

무엇이든 의문과 반박은 좋지 않은가.(웃음)

아마

내가 아직도 겨울 속에 있어서 그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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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
2018. 7. 4. 15:02

지지 않는다는 말 - 김연수 (2) 책 속 여행2018. 7. 4. 15:02

계속 읽는 중!

 

 

나는 아이를 달랬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떤 시간도 영원하지 않으며, 또한 행복한 날이 하루라면 외로운 날도 하루라는, 그런 식으로 이 우주는 공정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무슨 수로 그걸 설명할 수 있을까? 나조차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39~40쪽)

 

아이를 달래야 할 때, 아이의 눈높이에서 말하는 게 무척 어렵다.

그건 모든 부모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어쩐지 작가는 잘 설득할 것도 같은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우주의 법칙(?)까지 끌어오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매 순간 달라지는 세계에서는 우리 역시 변할 때 가장 건강하다. 단단할 때가 아니라 여릴 때. 나는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볼 때마다 내가 여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한다. 여리다는 건 과거나 미래의 날씨 속에 살지 않겠다는 말이다. 나는 매 순간 변하는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날마다 그날의 날씨를 최대한 즐기는,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41~42쪽)

 

문장이 페이지에 걸쳐지면 두 페이지인 것처럼 기록하게 된다.

 

작가가 인기 있는 이유는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다. 본인의 여림을 인정하고 일관성 있는 게 좋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과감하게 부수는 것. 들여다보면 일관성 없는 게 나름 좋은 뜻인데...

그러는 게 좋지 않은 양 구는 사회에 뭔가 사이다처럼 던진 것 같기도 하면서

작가처럼 여린 사람과 일관성 없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준다는 점에서.

새롭게 단어의 뜻을 정의하기 때문에 언제나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이 덧붙는다. 그 표현과 예시가 좋다.

 

 

  나를 만나면 두 분은 번갈아, 쉬지 않고 말씀을 하신다.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그걸 대화라고 보긴 어렵고 나도 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버지든 어머니든 내게 일방적으로 뭔가를 계속 말씀하신다. 마치 평생 남들에게 들려줘야만 하는 이야기의 총량을 정해놓고 태어난 사람처럼, 하지만 그동안에는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그 양을 채우지 못해서 초조해진 사람처럼. (중략) 그저 말하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해서 말씀하시는 것 같다. (46~47쪽)

 

이 부분을 봤을 때, 우리 부모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그러면 모든 부모들이 그럴까? 하는 의문. 전부가 그렇지는 않을 거란 생각도 들지만

'대개' '많은' 부모들은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이 든 사람들 특징이거나. 자기 말만 하는 거.

왠지 그런 거라면 슬퍼지지만...ㅠㅠ

 

  '숨말하다'는 '숨쉬다'처럼 모든 사람에게 일생동안 총량이 정해진 말하기를 뜻한다. 이건 소통 이전의 생존 자체를 위한 말하기다. (중략) 어떤 숨말하기는 상대방에게 가 닿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진심으로 두 사람은 소통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숨말하기는 말하는 사람으로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어서 말하는 말하기다. (중략) "가까운 사이인데도 난 당신을 몰라요. 당신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요. 그러니 한 번 더 말해주세요." 그 말에 당신이 한 번 더 말하기 시작하면, 설사 그 말들을 이해하는 데에는 한 번 더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한 번 더 말하고 내가 한 번 더 들을 수 있다면, 관계는 구원받을 수 있으리라. 그러니 우리 사이를 유지하는 건 막힘이 없는 소통이 아니라 그저 행위들, 말하는 행위, 그리고 듣는 행위들일지도 모른다. (48~49쪽)

 

작가가 단어를 새롭게 해석하다 부족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냈다.

굉장히 어감이 좋은 단어다. 숨말하다. 사전 등록하면 좋겠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단어다.

 

내가 작가를 좋아하는 부분은 이런 것이다. 어떤 부정적인 상황에서 그 부정적인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그걸 긍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글을 써나간다는 것.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신선하게 바라본다는 것.

그래서 희망을 놓지 않는 것.

 

여기까지가 어제(7월 3일) 읽은 부분이다.

오늘 읽은 부분은 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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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