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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1. 11:43

책, 만화, 수다 *공주님 일상*2016. 10. 11. 11:43

책을 읽는 사람의 화제는 단연 책 이야기가 많다.

정혜윤의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비롯되었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항상 책을 읽는 사람 이미지인 나는

사실 그렇게 많은 책을 읽지 못했다.

아니, 양서류가 별로 없다는 게 맞을지도.

(이 티스토리의 포스팅만 봐도 알다시피)

 

그렇다고 책 이야기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건 무슨 책일까, 아, 이 책은 제목을 들어봤다. 이 책은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고 있는 중이다.

 

재밌는 건 이 책에 나오는 책 목록 중에 내가 읽은 책이 그다지 없다는 사실이다.

책 뒤에 보면 각 챕터별로 등장하는 책들을 보기 좋게 목록으로 제시해주었는데~

덕분에 모 책처럼 내가 일일히 목록 작성을 할 수고가 덜어서 너무 좋았다.

 

서문 부분에 등장한 책만 20권.

그 중에 내가 읽은 건 '로미오와 줄리엣', '빨간 머리 앤'(말해두는데 10권짜리 다 읽었다.) '수레바퀴 아래서', '제인 에어'로 4권 뿐이고

제목만 알고 있거나.. 명작이라 내용까지 대충 알고 있는데 읽은 기억이 없는지 도통 읽었다고 하기 어중간한 책들은 '15소년 표류기', '걸리버 여행기', '몬테크리스토 백작', '여자의 일생', '전태일 평전', '철가면',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8권 정도다.

즉 나머지 8권은 이 책에서 처음 접하는 셈이 된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걸 가족과 절친한 친구 외에는 절대로 알릴 생각이 없는

소위 오타쿠이기도 한 나는 역시 책과 비등하게 만화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정작 오타쿠들끼리 모였을 때...(가 언제였더라. 너무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다.)

그 화제를 따라가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거 알지? 아, 그거. 그거 뒤에 가서 이렇게 되잖아.

어우야, 네타 금지. 그래서 요즘 신작은 이런 게 있는데... 너 이런 거 좋아했으니까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

응? 그게 뭔데?

뭐? 몰라? 이게 얼마나 유명한데! 마이너쪽이었어? 마이너로는 이런 게 있는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말하자면 책을 읽지 않는 사람과 만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까

책을 읽는 사람이나 만화를 보는 사람과 만나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런 기대는 헛되다는 것.

마치 '나츠메 우인장'의 타카시 같다.

 

'나츠메 우인장'은 만화책 원작, 애니도 있는 작품으로 나츠메 타카시라는 고등학생 남자 아이가 나오는데...

그애 눈에는 우리가 괴물 혹은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듯한 존재가 보인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데 혼자만 보이니까 주변에서 이상한 취급을 당하고...

그래서 자신처럼 보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란 소망을 갖지만 막상 그런 사람은 그런 존재를 퇴치하는 퇴마사였다.

사람에게 악인과 선인이 있듯 그런 다른 존재도 악한 것과 선한 것이 있는데 퇴마사들은 무조건 퇴치한다고나 할까, 아니면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해먹는다고 할까.

그런 이기심을 접하면서 타카시는 복잡한 기분에 빠진다.

 

나는 이 만화책을 다 모았고, 애니도 마침 좋아하는 성우분이 주인공을 맡으셔서 무척 즐겁게 감상했다.

보면서 뭉클한 감동에 젖어 울기도 몇 번...

할 수만 있다면 작품 속에 들어가 타카시를 안아주면 좋으련만... 그런 망상도 해보고..<-

 

뭐든 어중간하다.

책을 제대로 다 읽는 것도 아니고, 만화를 파고드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현실 충만한 삶도 아닌데............

그런 자신에게 묘하게 만족하는 그런 시간.

 

은희경 작가처럼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는 게 소원(아마 독서가들의 오랜 염원이 아닌가 싶다.)이지만

그걸 장래희망에 적을 정도는 아니었고

여전히 읽고 싶은 책과 읽을 책과 읽어야만 하는 책 사이에서 방황하는 나.

 

일하고 공부하기만도 하루가 빠듯한데도

자기 전에는 결코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그것이 장르소설일지라도.)

 

공부할 시간은 없어도

책 읽는 시간은 언제나 있는.

 

만화를 보면서 그날 하루의 스트레스를 잊고

망상 속에서 인물들과 투닥거리는.

 

그런 시간들이 쌓여 내 삶이 된다면

무슨 불만이 있을 것인가.

이미 책만 읽으면서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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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