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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12. 00:37

[영화] 댄싱퀸 멋대로 느낌☆2013. 2. 12. 00:37

설날 특집 영화.

무지무지 감동이었는데 포스팅이 늦었다.

 

일단 피곤해서 다음에 이어써야지~~

 

 

영화는 한 시골 아이가 서울로 전학 가면서, 자리를 정하는데

서로 짝이 마음에 안 들어서 민주주의 핑계를 대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

(민주주의가 이런 건가.. 먹는 건가?!<-)

 

그리고는 그 두 사람이 다시 대학생이 되어서 만나는데

버스 안에서 성추행한 걸로 오해해서 경찰서까지 가게 되고

티켝태격 싸우다가 초등 동창인 걸 알게 된다.

 

검색해보니까 여기 대사들이 무슨 명대사라고 나오던데..=_=

실은 블랙 유머가 아닐까 싶다.

대학생이 대학생 같이 생겨야 되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가 외우는 대학생이 어딨으며..

(나도 대학 다닐 때 교가 불러본 기억이 없는데. 대학생이 무슨 고등학생도 아니고..;;)

초등 동창이란 말에 둘이 어떻게 합의했는지 흐지부지 지나가면서..

갑자기 80년대풍 대학생 시위가 등장하면서 황정민이 무슨 민주주의 열사로 포장되어 나온다.

 

뭐가 이렇게 빨리 지나가지? 했더니 이야기는 엄정화가 딸 하나 낳고도

자신의 꿈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부터 진행된다.

남편에게 비웃음을 받으면서 슈퍼스타 케이에 나가 꿈을 이루려고 하지만 실패.

그러던 중 황정민은 힘든 고시 공부 후 변호사가 되었지만 변변찮은 수입을 올리지 못한 채

역시 일이 얽히고 얽혀 시민의 영웅이 '우연히' 된다.

 

칸트가 생각났다.

윤리 시간에 나오지만, 칸트는 결과보다 그 동기와 과정을 중시한 사람으로

위와 같은 경우 아무리 선행을 했다고 할지라도 본인이 그럴 의사가 없었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사람이다.(이게 맞는지는 모르지만 내 기억으론 그렇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칸트가 필요한 게 아니라 현실성과 우리 사회에서의 그럴 듯한 이야기.

즉 거짓말과 그 결과가 더 중요하므로

그로 인해 내용 전개가 더 재밌게 연출된다.

그러면서 친구의 정치 출마 제안에 무슨 당 시장 후보에 나서게 되는 황정민.

그걸 알고 당황하는 엄정화.

 

거기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사가 나온다.

"아무리 21세기라고 해도 시장 부인될 사람이 딴따라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누가 좋아라 하겠냐."

지긋지긋한 성리학의 잔재.

가수에 대한(혹은 이런 직업류에 대한) 경멸 어린 시선.

 

개인적으로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지만 사회적으로는 그렇게 용인되어 있는 것이 현실.

그게 한국의 불편한 진실.

정말 무늬만 21세기이고, 사람들 머릿속은 조선 17세기였다.

-참고로 한국사 공부를 해서 아는데 조선 15세기까지만 해도 성리학이 깊이 침투하지 못해

나름 남녀평등한 사회가 구현되어 있었다. 전통 운운하는 인간들에게 이 15세기 고증 자료를 들이밀고 싶다.

 

내가 뽑은 명대사는 모든 사실이 들통났을 때 엄정화가 황정민에게 한 말이다.

이거야말로 '여자는 결혼하면 완벽하게 손해를 본다'의 처절함을 보여준 대사가 아닐까 싶다.

뭐 명대사 순위에 엄마들이 무슨 젖소입니까, 그런 웃기지도 않는 대사들이 있는데..

내가 봤을 때 그건 좀 아닌 것 같고..-_-

 

"당신 꿈만 꿈이고 내 꿈은 아무것도 아냐? 우리 엄마아빠가 평생 당신 뒷바라지만 하고 살라고 나 낳은 줄 알아? 연우가 나보고 뭐라한 줄 알아? 엄마처럼 살기 싫대. 당신은 연우가 평생 꿈도 없이 한 남자 뒷바라지만 하고 살면 좋겠어?"

 

그렇게 소리쳐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게 씁쓸하지만.

 

생각했다.

남녀가 맞벌이로 일을 하는 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집안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는 인식.

TV에서 나오는 시월드도 잘 보면 집안일로 인한 분쟁이 대부분이다.

한국 엄마는 무슨 슈퍼우먼이라도 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다.

아침에 밥 차려, 애 깨워서 학교 보내, 그리고 출근해,

퇴근하고 나서는 또 밥 차려, 설거지해, 청소하고, 빨래해, 덤으로 애 공부도 봐준다.

그 와중에 시엄마가 행여나 지 아들 굶겼을까봐 뭐 먹었니? 전화를 하는 거다.

왜 당신 아들이 밥 차려서 며느리 주면 안되는 건데?

일하는 게 공동이면 집안일이나 육아 역시 공동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어 있으니 대한민국 워킹맘은 슈퍼우먼이 되어가고..

싱글녀들은 그걸 보고 무서워서 결혼을 안 하는 거다.

엄마처럼 살기 싫어서.

 

하지만 황정민이 말한 대로, 높으신 분들은 한 끼 식사나 분유값 가격조차 모른다.

모르기만 한 게 아니라 관심조차 없다.

그냥 통계 자료 보고 출산율이 낮으면 세금이 줄고 세금이 줄면 지들 혜택도 줄여야 하니까

아무렇게나 대책을 내놓는 거다.

위에 서서 다스린다고 생각하듯이.

정치가 17세기에 멈춰서 백성들 다스리듯이.

 

함께 가야 하는 거라고 말할 때.. 어찌나 왈칵하던지.ㅠㅠ

지금 서울 시장님(박원순님)이 생각나고..

아직 이런 분이 현실에 한 분이라도 계셔서 다행이다고...

안 그랬으면 이 영화는 판타지 속 현실 얘기가 되어버리니까.

 

아무튼 이 영화가 무진무진 마음에 들어서 나중에 꼭 DVD든 블루레이든 사야겠다고 결정했다.

 

 


댄싱퀸 (2012)

Dancing Queen 
8.7
감독
이석훈
출연
황정민, 엄정화, 이한위, 정성화, 라미란
정보
코미디 | 한국 | 124 분 |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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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