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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9. 16:16

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 책 속 여행2021. 1. 9. 16:16

20201230~202117. 완독.

신간일 때 진작 종이책 구입.

 

 

제목: , 이게 뭐라고

작가: 장강명

출판사: arte(아르테)

 

재미 ★★★★☆

감동 ★★★☆☆

소장 ★★★☆☆

교육 ★★★☆☆

철학 ★★★★☆

 

읽게 된 계기: 제목이 끌려서 읽은 건데 알고 보니 팟캐스트 이름이라고.

 

프롤로그_ 어지간하면 다 나간다는 자세와 최순실 게이트

1_

말하는 작가의 탄생

오후 452분 마산행 무궁화호 열차와 코딱지 삼촌

 

가끔 책을 언제 어디서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게 물을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는 질문처럼 들린다. 그냥 아무 데서나 수시로 읽는다. (...) 물을 안 마시면 목이 마르고 책을 안 읽으면 마음이 허하다. (21)

 

정액제 스트리밍 상품과 우리의 미래

셀럽 비즈니스와 비굴한 후보정 프로필 사진

점점 더 화려해지는 백화점 인테리어와 손오공이 처음으로 받은 불경

 

오늘날 선진국들은 상당 수준의 풍요를 이뤄냈고, 이제 기업들은 본질적으로 필요 없는 물건들까지 소비자들에게 팔아야 한다. 기업이 보내는 메시지를 찬찬히 뜯어보기보다 소비자들이 거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때 기업은 훨씬 유리해진다. (41)

 

소크라테스식 산파술과 비포’ 3부작

 

언어를 기록하는 일에 매달리는 인간에게 비언어적인 소통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 것들은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기억 속에서 흐릿해지다가 흩어지고 만다. 10, 20년의 세월을 견디고 남는 것은 기록된 글자뿐이다. (48)

 

회의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는 소설가와 온갖 암초 같은 딜레마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다.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 예의와 윤리는 다르다. 예의는 맥락에 좌우된다. 윤리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한다. (54)

 

진짜로 들으려 하는 사람과 공포의 지하 특훈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① ― 내 인생의 책

 

인간은 자살하지 않고 살기 위해 신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때까지의 세계사는 바로 이것에 불과한 거야.” (65)

작가의 인생 책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을 인용하며.

 

마흔세 살 장강명은 매사가 무의미한 듯한 허무감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발버둥친다. 그래서 나는 책에 집착한다. 읽고 쓸 때에는 아무것도 남지 못할 감각의 세계를 떠나 의미와 영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71)

 

2_

책을 읽는 일, 책에 대해 말하는 일

한밤중에 TV 책 소개 프로그램과 거기에 나오는 특이한 이력의 소설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와 짧고 차가운 경멸의 시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열아홉 살들과 무앙 사르투에서 열린 도서전

예비 장인이 예비 사위에게 하는 질문과 맨정신 토론

1만 명과 교제한 사람과 1만 권을 읽은 사람

 

기묘한 아이러니다.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니 독서가 칭찬받아야 할 일이 되었고, 한쪽에서는 책 읽기를 숙제로, 한쪽에서는 뽐낼 거리로 여기게 되었다. (105)

 

안타인지 파울인지 애매한 타구와 비 오는 날 반납해야 하는 책

비논리적인 생각의 결론과 물성을 강조하는 흐름

이라크 공군 조종사를 회유하는 작전과 아카데미상 수상자 자레드 레토

울란바토르 백화점에서 산 미니어처 보드카와 이스라엘 소설가 에트가르 케레트

 

마치 책은 아폴론의 세계에, 맥주는 디오니소스의 세계에 단단히 고정돼 있어서 도저히 함께할 수가 없는 것만 같다. (130)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사이가 안 좋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아니면 그런 속성(?) 때문에 사이가 안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논쟁적인 주제를 파고드는 책과 공공도서관에 보급하기 위해 구매하는 도서 목록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이 쓰는 말과 고매한 인간에 대한 판타지

당신만의 오디오 콘텐츠와 크리스마스 책 홍수

마오쩌둥의 다채로운 독서생활과 곰팡이가 만드는 기하학적인 균사

 

나는 오히려 읽고 쓰면 더 좋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실제로는 편리한 면죄부로 쓰이는 것 아닐까 의심한다. 힘들게 행동하지 않으면서, 읽고 쓴다는 쉽고 재미있는 일만으로 자신이 좋은 인간이 되고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들에게. (156)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② ― 끝내주는 책

3_

말하기-듣기의 세계에서 만난 작가들

저승에서 돌아온 남자와 마케팅의 부스터

신선한 피에 환장하는 드라큘라와 몰래 우월감을 품는 작가들

단 한 사람의 독자와 죽음을 기다리는 병든 짐승

동물이 대접받는 나라와 구식 저널리즘의 열렬한 지지자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감각과 젊은이들이 이별하고 들었던 노래

 

책은 소재일 뿐이죠. 추천하고 싶은 책을 이야기한다기보다는 그 책을 소재로 놓고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해요. 책이 별로라도 대화는 아주 즐거울 수 있고 심지어 유익할 수도 있어요.”

김하나 작가가 말했다. (198)

 

기준 없이 손 가는 대로 집어 들었던 몇 권과 포인트 적립이라는 유혹

첨단 플랫폼에서 강조하는 정절과 내가 고치지 못하는 나쁜 버릇

막시밀리안 3세 요제프 선제후의 답장과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느님 품으로 돌아오는 험버트 험버트와 옛 연인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③ ― 숙제 같은 책

4_

그럼에도 계속 읽고 쓴다는 것

사람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악취미와 길들지 않는 야수들의 왕국

 

고전은 독자에게 얌전하게 교훈을 던져주지 않는다. 그들은 독자들이 피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비를 건다. 자신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이 존재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맞혀보라고 묻는다. 그것이 고전의 힘이다. (240)

 

수도꼭지를 올리는 순간 콸콸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와 저음을 잘 구현하는 오디오 장비

 

성공, 독설, 치유, 자존감 등의 키워드가 지나가고 이제 사람들은 보다 근본적인 걸 궁금해 한다.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지?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하던데, 행복이 뭐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지? (244)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행복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

행복에 조건이 있다면 인간 내면의 욕구(매슬로우의 욕구 이론)를 채우는 것과 그러기 위한 물질적인 뒷받침이 아닌지 고민해봤다.

불확정성원리에 대한 20세기 예술가들의 반응과 변화를 일으키고 발전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실제적인 전망

부잣집 딸과 결혼하겠다는 생각과 인간이 스스로를 가축화한 과정

특정한 주제에 매달리지 않고 자유로이 쓰는 호방함도 좋지만, 천착하는 문학적 주제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나는 도대체 뭘 쓰는 걸까하는 생각이 자주 드는데, 그때 막연히 뭔가를 쓰고 있다는 문장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간 답을 스스로에게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258)

 

영화 제작자들이 제인 오스틴을 좋아했던 이유와 제인 오스틴을 너무 싫어했던 마크 트웨인

 

정전(正典)은 고정된 게 아니다. 고전 목록을 두고 끝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어떤 작품이 뒤늦게 평가받아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책이 뒤로 밀려난다는 얘기다. (265)

 

세 번째 소챕터의 제목과 유튜브로 검색하는 아이들

세탁실의 배수구와 바둑 기사들의 전성기

 

“()장강명 작가님은 어떠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인생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생각을 요새 심각하게 많이 해요. 그리고 최근 4, 5년을 돌아보면 정말 별로 한 일 없이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살아야 할 일이 뭔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해줬으면 하고 사람들이 바라는 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 이게 자꾸 어긋나니까 그에 대한 조바심이 커지더라고요.”

녹음을 마칠 때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신형철 평론가가 한 대답이다. (279)

 

영원한 갈증에 시달리는 탄탈로스와 렉사프로를 처방받은 소설가

축제의 열기와 반드시 흔적을 남기는 글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④ ― 충동 대출

에필로그_

지향성 마이크와 서툴게 걷는 양서류

 

내게 독서는 호흡이다. 나는 이미 읽고 쓰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309)

 

전체적인 감상

: 작가의 고뇌가, 죄송하지만 재미있었다. 

책을 좋아하고 출판계나 작가라면 충분히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을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게 된다면 비독서가들도 책의 매력에 빠질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도 있다. 

뭐, 전제 조건이 성립 안 되어서 그렇지. 그러기 위한 마케팅 같은 게 필요한 걸까.

거기까지 생각은 안 들고, 시대가 흐른 만큼 책의 다양한 형태도 존중한다면-다들 전자책만 생각하는데 유튜브 같은 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책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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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