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그냥 바라보는 하늘보다는
창 밖으로 보는 게 좋았다.
아마 창을 통해서밖에 볼 수 없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창문을 열어두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지상에 있는 나는 점보다 아주 작은 존재가 되어서
내게 일어난 무슨 일이든
다 하찮게 여겨지는 것이었다.
어떤 글귀에서 하늘을 자주 보는 건
그리운 사람이 있다거나
외로워서라고도 얘기하는데
그냥 먼 하늘을 응시하는 게
좋았다.
그리고 창으로 보는 하늘보다
탁자나 책상 위에 깔린 유리를 통해 거꾸로 비치는
하늘이 좋았다.
진짜 하늘도 아닌데
유리에 투명하게 반사되는 그 하늘이
예쁘고
손에 닿을 듯이 가까이 있어서
마치
내 것인 마냥
차가운 유리 위에 볼을 대고 싶어지는 거다.
하늘은 언제까지고
저 위에 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