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외 김승옥소설집(2)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 김승옥 책 속 여행2015. 2. 27. 15:01
빌린 책을 빨리 돌려주기 위해서는 민음사에 없는 단편부터 읽어야겠기에 이 작품.
명확하진 않아도 어느 문제집에서 본 기억이 있다.
그때는 막연히 전체를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이젠 그런 생각 안 하겠지.
당췌 뭔 소린지 모르겠다.ㅠㅠ
축전이 나오고 프로필이 나오고
문제지에 실린 갈대들이 들려준 이야기가 나오고...
각 이야기의 연결 무의미함이 이상 작품 저리가라고 할 정도.
이 황혼과 이 해풍. 그들이 우리에게 알기를 강요하던 세계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미소를 침묵으로 바꾸어놓는, 만족을 불만족으로 바꾸어놓는, 나를 남으로 바꾸어놓는, 요컨대 우리가 만족해 있던 것을 그 반대로 치환시켜버리는 세계였던 것인가. 누이는 적어도 우리가 보낼 때에는, 훈련을 받기 위해 그곳에 간 것이 아니라 완성되기 위해서 간 것이었다. 그런데 침묵의 훈련만을 받고 돌아오다니.(129쪽)
하루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무서운 사건이 세계의 은밀한 곳에서 벌어지고 그리고 다음날은 희생자들이 작은 조각에 몸을 기대고 자기들의 괴로움을 울며 부유하는 것이다.(129쪽)
갈대들이 들려준 이야기 서두 부분은 꽤 멋진 정경인데 작가가 순천 출신인 걸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냥 유명한 순천만 풍경이 저절로 떠오르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이건 작품 내용과 관계 없고, 비엘 망상 이야기.
(원치 않는 분은 뒤로 버튼을 누르고 아래를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왜 그러냐면.. 작가의 무의식 세계랄까. 뭐 본인 입으로 말했듯이 기괴한 독백을 보고 있으면
나도 뭔가 망상이라도 해야 제정신을 유지하고 글을 읽을 수 있는 관계로..
이 작품 읽으면서 그런 엉뚱한 생각을 했는데..
만약 화자가 (흔히 다른 작품이 그래왔듯이) 여자를 경멸하는 것처럼 남자를 경멸한다면
무척 재밌을 것 같단 웃긴 생각.
지도 남자고 남자 밖에 좋아할 수 없으면서 그 남자를 경멸하는 찌질한 게이(호모) 이야기.
그러고도 문학성을 인정 받는다면 굉장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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