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아미 - 기 드 모파상 책 속 여행2015. 1. 18. 21:18
2015년 1월 11일~16일.
전자책 구매.
새해 들어 읽은 11번째 책.
전자책이라 가벼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_-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 읽고 나면 뭔가 욕설도 나온다.
하지만 '강신주의 감정 수업'에도 소개되는 [위대한 문학]일 것이다.
별로 동의할 수 없긴 하지만 그건 개인적인 문제이므로.
내가 프랑스 문학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프랑스 문학은 뭔가 어렵고 난해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카뮈나 카프카 작품, 그리고 빅토르 위고 작품(레 미제라블은 덜 읽었지만 말이다.) 등을 생각하면 그랬다.
그리고 이 '벨아미'를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았다.
등장하는 단어들이 전부 낯설었다.
주석이 달려 있긴 하지만 그걸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
주석을 읽어도 뭔 소린지 모를 프랑스 역사. 대충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면서
주석에 없는 모르는 것들은 그래도 다 찾아보았다.
게으르고 무지한 독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내용을 내 멋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부 1. 가난뱅이
1부 2~4. 신문기자 입성
여기까지가 무지 지루하다.
1부 5. 불륜
여기서부터 재밌어지는 건 배경설명보다 인물 관계 중심으로 전개가 되기 때문이다.
1부 6. 출세, 죽음.
누군가 죽는 게 아니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꽤 그럴싸하게 나온다.
이때까지만 해도 작가를 존경했다.
1부 7. 결투
이쯤에서 배경으로 나오는 날씨가 뒤루아의 상태와 관련 있음을 눈치챘다.
소설의 배경을 읽는 묘미는 묘사보다 주인공과 관련되어 있을 때, 앞으로의 일을 암시할 때 있는 것 같다.
1부 8. 친구의 죽음, 친구의 여자.
친구의 여자는 주인공의 세 번째 여자다.
(1부 끝)
2부 1. 결혼
여기까지 순조로운 게 어쩐지 불안했다.
2부 2. 질투, 증오, 변화
2부 3~5. 여자들과 돈
여기까지 총 4명의 여자를 만났다. 그리고 세 명과는 계속 관계 유지 중이었다.
2부 6. 유산 강탈
나는 강탈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작가도 그렇게 여겼는지
후에 아내가 받은 유산의 절반을 '강탈'하고... 라는 표현이 나온다.
2부 7. 끝없는 탐욕
2부 8. 하이라이트인 부분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에도 소개되는 부분이 여기다.
참고로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읽을 생각이거나 혹은 거기에 등장하는 작품을 읽을 생각이라면
작품 먼저 읽고 감정수업을 읽기를 권한다.
내용에 대한 미리니름 천지다.=_=
뭐 처음 읽을 때는 잘 모르고 읽게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2부 9~10. 모녀덮밥.
위대한 문학의 일부를 저렇게 표현하는 건 좀 그렇지만...
내가 받은 인상으로는 저 단어만큼 적절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나중에 한 쪽은 정리를 하긴 하지만 어쨌든 엄마나 딸이나 전부 관계를 맺는 건 사실 아닌가.
그리고 그걸 주인공의 위대한(?) 승리로 마무리지으니 욕이 나올 수밖에.
뒤에 해설도 있어서 타락한 시대의 타락한 청년을 대표한다거나
모파상의 여성관이 드러난다거나-여자는 욕망의 대상일 뿐-
여러 가지 그럴싸한 말이 있긴 하지만
여자에게 실연 당한 찌질이가 문학을 통해 본인의 판타지(남성향)을 완성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작품이랄까.
당시 프랑스 역사의 시대적 배경이 반영된 훌륭한 점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강신주의 감정 수업'에서는 야심이라는 감정으로 소개하는데
이를 통해 이 작품의 전체적인 맥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욕한 게 미안해진다.)
소설『벨아미』는 19세기 최고의 도시 파리에서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여성들과 성공에만 눈이 먼 남성들이 펼치는 화려하지만 덧없는 군무를 묘사한 작품이다. 여기서 순수한 사랑이란 인간사를 이해하지 못한 철없는 사람들이나 추구하는 것으로 전락하게 된다.
_강신주의 감정 수업 70쪽
외모를 미끼로 여성을 유혹하여 그녀의 지위를 발판으로 출세하려는 뒤루아, 그리고 잘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를 얻어 자신의 행복을 과시하려는 여성들. 『벨아미』에 등장하는 모든 군상들은 기본적으로 야심의 화신들이다. 물론 이런 다양한 군상들도 처음에는 사랑의 감정에 빠져 설렜던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사이엔가 야심이 그들의 사랑을 조금씩 갉아먹다가 끝내는 그것을 교살해 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아무나 감당하지 못하는 법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사랑을 야심의 먹이로 만들곤 하니까. 이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들을 묘사하면서 모파상이 우리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사랑에서조차 야심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통제하면 할수록 순수한 사랑이 가능해진다는 것, 바로 그것 아닐까?
_강신주의 감정 수업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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