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의 기술 - 모리미 도미히코 책 속 여행2012. 7. 8. 11:40
2012년 7월 7일.
도서관 대출.
당일치기 여행(?)을 하며 왕복하는 버스 안에서 다 읽은 책.
차 안에서 읽기에는 약간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원래 그런 건 개의치 않아서 그냥 다 읽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 '다다이 넉장 반 세계일주'를 읽어서
조금 기대하기도 했고, 데뷔작인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이걸 읽고 싶었는데
도서관에.. 대출도 안 되었는데 그 자료번호 자리에 없어서 별 수 없이 이걸로 만족..ㅠ.ㅠ
전반부는 완전히 지루했다.
재밌어지는 건 후반부터.. 그러니까 190쪽 부근부터.
나쁘지는 않은 구성인데도.. 지루해서 창밖을 계속 구경했다.
아, 혹시 제목 때문에 오해할까봐-일부러 그런 제목을 붙인 건지도.- 말해두는데
이건 '소설'이다.
게다가 주인공 지인으로 작가가 직접 등장하기도 해서..
조금 실화 같은 느낌을 주려고 한 것 같은데, 솔직히 그런 건 짜증났다.ㄱ-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대학원생인 주인공이 교토에서 떨어진 먼 곳, 거의 유배지 같은 곳에서 생활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서신을 주고 받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연애편지의 기술을 터득해서 벤처 기업을 꾸리고 싶대나 뭐래나..(응?)
그러니까, 정작 좋아하는 그녀에게는 편지를 쓰지 못하면서
남에게는 이러쿵저러쿵 충고하는 주인공.
뒤에서부터 그녀에게 쓴 연애편지들이 나오는데 이게 또 걸작이다.
결론은..
그런 기술 같은 건 없다는 것?
(설마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니겠지..;;;)
연애편지라는 것은 마음에 둔 사람에게 보내는 엔트리 시트지요. 취직도 그렇고 연인도 그렇고 나는 나를 '엔트리'할 능력이 근본적으로 모자란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인생을 '엔트리'할 수 없겠지요. 어디에도 '엔트리'할 수 없는 나는 여자도 회사에서도 나를 원하지 않아 궤변 춤을 추면서 허공을 둥실둥실 떠돌아다닐 겁니다. 끊임없는 세월을 어디인지도 모를 곳으로…….
연애편지는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건 좋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전달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전하는 건 어디까지나 첫걸음에 불과합니다. 그 생각이 받아들여지는 데에 연애편지의 진정한 역할이 있습니다.
이제 와서 상식적인 말을 하는 것도 좀 뭣하지만 손재주로 뭔가 할 수 있는 '연애편지의 기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면 '연애편지'로서의 역할을 완수하지 못하는 것이 생깁니다. 어느 쪽도 틀려버렸습니다. 그녀에게 생각을 전하려는 시도가 잘못되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아무리 내가 그녀에게 반해 있어도 그것을 전하려고 하면 왜곡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전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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