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내 잘못을 인정했으며
몇 번이고 죄송하다고 사죄를 드렸고
무언가 둘러댄 적도 없었다.
단지 물어본 말에 대답했을 뿐이다.
내 말을 믿지 못하면서
멋대로 왜곡하고 있었다.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닌데
자꾸 나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내가 말을 잘못하는 걸까?
왜 있는 그대로 말하는데
저렇게 멋대로 해석하는 거지?
알 수 없었다.
내 잘못이 명백하게 보이기에
그저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만을 되풀이할 뿐.
책임 소재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틀 연속 같은 일로 혼나야 하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확실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잘할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걸 당연시 여기다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비난하기 바쁘다.
그 전의 작은 잘못까지 아울러서
일이 커진다.
그렇게 못 봐주겠으면..
자르면 되지 않나?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어이가 없으면 말이 안 나오는 것처럼.
이런 생각을 하면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스스로가 정상이라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다.
칭찬보다 비난 받는 게 익숙하다.
행여
칭찬을 들을까 겁이 날 지경이다.
그럴려고 일부러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 온갖 얘기를 들으면서
그것도 있는 얘기 없는 얘기
그 사람들의 나에 대한 진솔한 평가를 들으면서
정말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왜 이제서야 배신감을 느끼니.-그랬다고 한다. 그 전에 믿기나 했는지 의심스럽지만-
난 진작 당신들한테 배신감 느낀 지 오래인데.
아아, 서로가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그래야 한꺼번에 퍼부을 수 있으니까.
날도 덥고 일이 '완벽하게' 안 풀린다.
화풀이 대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가 잘못했고, 또 백 번 잘못했다.
그런데도
재수 없이 걸린 것 같은 이 기분은 대체 뭘까?
역시 뒤틀려 있어서 그러나.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