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장속도는 시속 10km - 소성현 최준기 김주향 이승은 황보순 조경희 책 속 여행2019. 5. 18. 18:19
도서관 대출.
2019년 5월 16일~5월 17일 완독.
빨리 읽어야만 해서 어떻게 속독으로 읽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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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은 책.
하지만 읽기 시작하니까 생각보다 쉽게 읽혀서 놀랐다.
하루만에 읽을 수도 있었는데 나눠서 읽은 건 내용이 마음 아픈 게 많아서 잠시 멈출 필요가 있었다.
문장들이 아팠다.
아픈데도 저자들이 애써 담담하게 써내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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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단이라는 공간은 즐거움의 공간이다. 그리고 자신을 표출하는 것을 최대한 수용해 준다. 학교라는 공간은 즐거움의 공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일반학급에서 거의 그림자처럼 하루 일과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과연 이 아이들에게 이게 좋을까?’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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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애를 대할 때 미안하기도 하고 짠한 마음도 들어 계속 받아 주며 지금까지 살았는데, 그게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더라구요. 작년에 어떤 모임에 갔는데, 아이가 거기서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 계속 떼를 쓰는데, 처음으로 아이와 1시간 동안 사람 많은 곳에서 실랑이하며 싸웠네요. 그 다음부터 그런 행동이 있을 때마다 강하게 했더니 지금은 그 행동들이 많이 죽었네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좀 일찍 할 걸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직도 기본예절도 모르는 아이를 보면서, 우리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살까를 생각하면 무조건 받아주는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고 필요하다면 강하게 지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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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내가 부족한 게 있으면 학부모에게 도움을 부탁드린다. 교사와 부모는 아이를 대하는 공간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교사와 부모는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하고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함께 노력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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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느 누구도 스스로 원해서 장애를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장애인을 꺼리고 거부한다. 장애인을 마치 범죄자처럼, 장애 관련 시설을 혐오시설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장애는 범죄가 아닐 뿐더러 혐오해서도 안 된다. 장애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편견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편견이 없어진다면 장애도 없어질 것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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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어쩌면 나의 민낯에 대한 글쓰기일 수 있다.
그래서 망설였는지도 모른다.
내밀한 것들을 꺼내놓을 만큼 내가 과연 준비되었는지,
이것이 정말 나의 철학인지 자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게 한 특수교사의 시선이었구나.
그렇게 담담히 바라봐 주길.
‘우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이미 흩어져 버린 말들과 그때의 마음들에 대해.
그저 당연하게 바라보았던 것들에 대해.
‘괜찮아, 나는 특수교사니까’
그렇게 지나왔던 것들에 대해.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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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나면 뭐 이런 별거 아닌 걸 굳이 말해야 하나 싶다. 그런데 이런 일이 참 어렵다. 우리의 시간은 항상 더디다. 이렇게 아주 쉬운 것들부터 하나씩 해 나가기가 참 어렵다. 그 ‘조금만’은 아이들에게도, 교사에게도 가볍지 않은 말이다.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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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별일 아닌 것처럼.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뭐, 사실 맞는 게 처음 일도 아니고. 좀 더 다쳤다고 별거냐 싶었다. 다른 아이가 아니라 내가 다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중략)
그럴 때마다 “괜찮아요”라고 씨익 웃어 보일 수밖ᅌᅦ 없었다.
‘이게 우리 일이잖아.’
어쩌면 암묵적으로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 (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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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까 고민했다. 이렇게 힘들다고 투덜거리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맞는다’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모두가 생각했으면 좋겠다. ‘특수교사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누구도 ‘맞아도 괜찮은 사람’은 없다. (119~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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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해보면 별 일 아니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가볍게 던진 농담이었다. 강사님의 의도는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참 이상한 이야기이다. 초등학생을 가르친다고 교사가 초등학생처럼 행동하지 않고, 중학생을 가르친다고 중학생을 따라 하지는 않는다. 이 유머의 뉘앙스는 문제학생들이 많이 모인 반을 가르치면, 문제학생의 행동을 교사가 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게 다른 곳에서는 쓰이지 않는데 특수교사에게 쓰여 농담이 된다니,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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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 학생들에게 매번 말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공통점은 셀 수 없이 나오지만, 차이점이야말로 손에 꼽을 수 있는 몇 가지뿐이다. 그럼에도 ‘특수하다’, ‘특별하다’라는 말이 그 몇 가지를 너무 다른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몇 가지로 평가되고, 절하된다.
사람들은 남다른 것에 관심을 가진다. 매일 더 낫고, 더 높은 것들을 바라본다. 그래서 때로는 더 낮은 것에 가혹하다.
지체장애를 가졌던 장영희 교수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란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무언가를 못해서가 아니라 못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신체적 능력만을 능력으로 평가하는
비장애인들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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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천사?’라는 프레임에 연결짓기도 한다. 많은 특수교사들은 이 프레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장애학생을 지도한다는 건 착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수교사가 착하고 선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은 장애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편견이다.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어쩌면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다. 장애학생들도 똑같은 학생들이다. 어쩌면 장애학생들에게 부여되는 문제가 특수교사에 대한 헌신적인 인식을 만들어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일반학생들도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모든 교육이 어려운 시대이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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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장애인 가족이 장애인을 돌보는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모두가 함께 장애인을 돌보고 지켜주어야 한다. 가족 중 장애인이 있는 것은 엄마의 죄도 아빠의 업도 아니다. 언제라도,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일 중 하나이다. 우리 사회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장애인의 독립적인 삶을 지원할 때 이 사회는 더욱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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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기요.
제가 지적장애 3급인데요.
장애인은 결혼을 못하나요?
답변 좀요.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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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펑펑 울었다. 충격적으로 알게 된 건 장애인이란 이유만으로 보험 회사에서 가입 거부를 한다는 것.
학교에서는 분명 있었던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가면 왜 사라지는지...
당신에게는 장애인 친구가 있나요? 라는 유튜브 영상? 그런 게 있다는데 그냥 질문만 들어도 마음 아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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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시속 10km가... 자동차를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빠른 속도가 아니지만
자전거로 달려봤을 때 겨우 시속 10km가 나오는 나로서는 그게 결코 느린 속도가 아니란 걸 알고 있어서
음... 저자분들의 의도는 알겠지만...
속도란 건 참 상대적이구나.
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성장에 뭐 속도가 있나요.
걷고 있다는 게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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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용과 상관 없는 얘기지만..
책 재질이 재생지 쓴 것 같던데... 그만큼 그렇게 요즘 일반 책들처럼 좋은 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요즘 책들처럼 비싸서 좀 놀랐다.
단가 낮추려고 재생지 쓴 줄 알았는데... 쪼끔 아쉽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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