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는 소설 - 스도 야스타카 (1) 책 속 여행2018. 7. 16. 16:02
2018년 7월 20일 읽기 시작.
도서관 대출.
지난 주에 이거 관련 포스팅을 작성한 줄 알았다.
이상하네.
어디선가 언급한 것 같은데....
(네** 블로그씨 질문에 답하면서 인용만 했음.)
제목이 독특하지 않은가?
그래서 골랐다.
글쓰기에 관심도 있고.
소설 쓰는 소설이라니!
청소년문학인데도, 아니 청소년문학이라 그런지 더 흥미로운 느낌이었다.
작가는 주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청춘 소설을 쓴다고 하는데
한국에 이 작가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이라고 한다.
뭐야~ 그냥 청춘물인가.<-
문예부 학생 네 명이 모여서 문화제에서 무엇을 할지 의논하다가
소설을 쓰기로 했고
그것도 릴레이소설로 쓴 다음 신인상 공모전에 응모까지 한다는 대단한 발상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재 1/3 가량(88쪽까지) 읽었는데
소설이나 문예 쪽으로 관심 있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난 재밌었으니까~_~//
아, 위에서 네 명이라고 했지만 글쓰는 사람은 세 명이다.
한 명은 편집 담당...이라고 글쓰기에서 쏙 빠지는
뭔가 얄미운 역할이지만 편집자도 필요하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작가(?)들이 소설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고등학생 때 릴레이소설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던 나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편집자가 작가보다 지위가 더 높아?"
"높낮이의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작품을 보는 눈을 말하는 거야. 작가는 자기 생각을 써 나가잖아. 그야말로 주관덩어리지. 그것도 나름 괜찮아. 그 작가만 만들어 낼 수 있는 세계는 중요하니까. 하지만 소설은 주관과 객관의 싸움이야. 재능 있는 주관과 분별력 있는 객관의 조합이라고나 할까." (19쪽)
출판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편집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우리에게 '죽음'은 멀리 있잖아? 더 친근한 소재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바꾼 소재를 퀴블러 로스의 분석 방법을 이용해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하루노, 대단해. 동기가 마음에 들어. 보통은 '이런 내용을 쓰고 싶어, 이런 걸 말하고 싶어.'로 시작하지만, '잘은 모르지만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집필을 통해 생각해 보고 싶어.'라는 것도 좋아. 진지한 집필 태도에서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거든." (28쪽)
집필 동기.
각자 써온 글을 보고 어떤 것으로 확장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논.
어쩐지 나도 소설이란 걸 써보고 싶어진다.ㅋ
"비판하고 싶으면 최소한의 이론은 갖춰야지. 적어도 감독이 쓴 책 두세 권은 읽어 보고 말해. 팀을 만드는 방법이나 선수 기용, 학설에, 철학에, 여러 가지가 있잖아. 그런 걸 안 다음에 안자이 감독의 방식에 불평해도 늦지 않아. 안 그러면 그냥 열만 받고 끝나는 거지." (43쪽)
굉장히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비판하려면 최소한의 이론은 갖추라.
"그럴 때 선수의 문제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거든 마음을 진정시키고 의욕을 북돋아 주는 방법은 독서밖에 없어. 실화도 괜찮지만 소설이 딱이지. 소설이란 사람의 좌절을 묘사한 거니까. 그런 소설을 읽다 보면 상처 입은 자기 자신을 상대화할 수 있어."
"상대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자기를 상대화 한다는 말이야. 반대말은 절대화. 사람의 감정은 절대적으로 빠지기 쉬워. 슬픔이나 분노는 특히 더 그렇고. 왜 나만 이런 끔찍한 일을 겪어야 하는가 하면서 말이지. 부상으로 달릴 수 없게 된 선수는 자기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거든.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가르쳐 주는 게 소설이야. 소설 세계에는 좌절이 잔뜩 등장하거든." (46쪽)
그래서 소설이 재밌고 위로를 받게 되는 건가?
모든 소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실화나 다른 장르까지 포함해서 난 늘 책에게 위로 받는다.
"글을 쓰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 뇌에서 땀을 흘리고 있으니까. 뇌의 칼로리 소비량은 실로 엄청나거든. 바둑이나 장기 기사를 봐도 마른 사람이 많잖아." (66쪽)
어?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작가분들 중에서 뚱뚱한 사람이 있던가?
없는 것 같다!!
갑자기 글쓰는 걸로 다이어트(?!)하고 싶어지는 충동이 드는 건 왜일까.ㅋㅋㅋ
5. 에피소드는 소제목이 '아이 포인트와 분할'인데
시점과 시련에 대한 이야기다.
69쪽~88쪽까지 실제적인 소설 기법이랄까.
뭔가 알기 쉽게 풀어져서... 어, 나도 한번 소설 써보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들게 한다.
그걸 꾹꾹 참고 이 포스팅이나 쓰고 있지만.
"지금 말한 건 기술적인 얘기잖아. 기술은 십중팔구 향상되니까 초조해 할 필요 없어. 그것보다 너한테 필요한 건 이야기의 핵심을 만드는 거야. 처음에는 그걸로 충분하니까 그 다음은 나중으로 넘겨." (76쪽)
편집자의 역할이 이런 격려까지 있는 거구나~~+ㅁ+
이건 비단 소설 쓰는 일 뿐 아니라 다른 일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내용이지, 기술이나 형식은 부차적인 문제다.
"예정 조화라는 말 들어봤어? 불 보듯 뻔해서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게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면 스토리가 식상해지지. 그러니까 예정 조화가 안 일어나도록 조심해야 해. 동아리 때문에 마음이 상한 이유가 난생처음 들어보는 내용이라면 대성공이지."
"한번 해볼게."
"'시련은 분할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야. 갑자기 풀이 죽은 이유를 찾으려면 힘들잖아. 그렇지만 지금처럼 순서에 따라 나눠서 생각하면 그렇게 어렵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야." (78쪽)
전문 용어가 나왔다!
예정 조화란 말은 처음 봤다.
시련은 분할할 수 있다는 말도 생경하다.
나도 학생 때 소설이라고(그렇지만 환상 일기에 가까운) 끄적거렸지만 사건 전개가 쉽지 않았다.
~~이런 건데... 이렇게 되기까지 과정을 설명하기도, 생각하기도 귀찮아져서 그만둬버린다고나 할까.(웃음)
-그래서 당시 글들을 보면 처음과 끝만 있고 가운데는 없다.
나중에 혹시라도 소설 쓰고 싶어지면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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