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위하여 - 요시무라 아케미
총 16권인 이 만화를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장장 7시간을...........(생각하니 참 아득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어버렸다.
헐..
이렇게 몰입한 만화는 또 오랜만인 듯.
옛날 만화인 데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가 아니어서
가볍게 시간 때울 용도였는데, 덕분에 식사도 못했다.(웃음)
전체 내용만 놓고 보면
아침 드라마 저리 가라 할 막장 스토리.
막장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짜증이 나서 덮는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본다→덮는다의 반복)
이 작품은 그래도 거기에 나름 설득력 있는 설정을 달아놓았다.
엄마가 여배우라는 설정.
그것도 잘 나가는 여배우가 자신의 사랑을 성취하지 못한 아픔으로 인해
이 남자 저 남자 가리지 않고 연애를 하게 되는 것.
그러면서 이복 형제들이 생겨나고..
내가 또 이복 형제 사랑이 취향인 관계로^^;;
거기에, 여주인공인 유리가..(해적판에서는 장미라고도 했다)
꽤 통통하고 좀 못생긴..
주로 어떻게 묘사되냐면.. 뚱뚱하고 작달만하다.-_-
그게 어쩐지 남의 얘기가 같지 않아서...ㅠㅠ
그 밖에 가족 간이나 부모 자식 간의 문제에 대해서 참으로 적나라하게 파고 들었기 때문에..
현재의 집안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나로서는
도움도 되고 위로도 받고 뭐 그런 작품이었다.
"있잖아, 인간 관계에서 제일 힘들고 거북한 게 핏줄이야.
어떤 가족이든 안에 들어가보면 반드시 어딘가 이상해.
하지만 그게 당연한 거야. 제각기 다른 입장의 사람들이 모였으니까.
(..) 모르겠으면 됐어. 다만 어디서 빌려온 그런 [어머니 상]에 정신 팔려 있다간 자기 어머니를 잃게 돼."
"가족이란 핏줄인지 정인지 함께 산 세월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집에는 우리집 나름대로의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
그런 걸 맛보는 것도 재미 있을 거라 생각지 않니?"
"남자는 좋겠어, 성격이 나쁘든 머리가 나쁘든 40, 50에도 젊은 아내를 얻을 수 있으니까.
여자는 그렇지 못한 걸.
안전하게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건 30대까지야.
여자가 언제까지나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아이를 갖는다는 인생의 아주 원초적인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시간 제한을 받는 거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남자들보다 월등히 짧아.
여자의 혼기는 그냥 생긴 게 아냐."
"우리 부모님도 결점투성이야. 그러니 자식이 성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니?"
"속으로는 아이를 싫어하면서 겉으로만 좋은 엄마인 척 하거나,
자신의 이기심을 애한테 강요하고 있는 것뿐이면서
아이에게 헌신하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부모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