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여행

제인 에어 2 - 샬럿 브론테

휘란 2012. 4. 28. 14:20

이 책을 구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데 비해

읽는데는 어제오늘 밖에...;;;

4월 27일 읽기 시작하여 28일 완료.

실은 다음이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원래는 천천히 읽으려고 했는데..ㅠㅠ

 

내가 제인에게 뭘 기대했는지 모르지만

결과를 두고 말하자면 실망했다.

이 점에 대해 미리니름이 있음을 밝히고, 이 작가나 영국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음을 주지한다.

그냥 이 작품 자체만을 두고

개인적으로 내린 의견이다.

 

 

낭만적 사랑의 순애보란

나이 어린 여자가 스무 살이나 연상의 남자와 그것도 이미 한 번 겷혼한 적 있는 남자와

결혼하는 거란 말인가?

재산이나 그의 위치, 장애 등을 떠나서.

 

어디에 도덕이 있고 혁신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물론 당시에는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현대에 살고 있으니 당연히 현대읙 관점에서 말하건대

이건 도무지 비상식적이고 이해가 안 가는 순애보다.

순애보란 게 그런 거라면 할 말은 없지만.

 

차라리 사촌 오빠인 세인트 존과 함께하는 생을 선택했다면

혁신적이란 것에 납득은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인은 안주를 택했다.

사랑이란 장식이 씌워진 삶의 기쁨이 가득한 안주를.

 

별로 그걸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그럴 거면 왜 도망쳤냐는 의문도 드는 것이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두 사람의 사랑도 한층 빛나버렸지만.

 

어쨌든 '훌륭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작가의 섬세한 문체 외에 전체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종교적인 부분도 처음에는 진지했던 것이 후반부에 이르러 하느님이 마치 미신적인 존재로 타락한 느낌.

 

그래, 나라면 존이 등장했을 때.. 그가 로저먼드에게 차이고

제인과 인연을 맺었으면 했다.

그가 목사만 아니었더라면!

목사든 아니든 그의 원대한 계획에 제인이 동참했으면 싶었다.

 

한 남자의 여인으로 살기에는 그녀의 자질이 너무 아까웠으니까.

 

그러나 자립도, 꿈도 없이 그녀는 사랑을 택했고

그게 그녀의 행복이었다.

(정부는 안되고 후처는 되는구나?)

 

작품에서 한 가지 더 거슬린 게 있었는데..

영국인으로서의 그 우월 의식.

다른 나라와 꼭 비교해서 우월감을 확인하는 그 오만함.

기껏해야 우리나라와 똑같은 크기의 땅 덩어리에 그조차 양분한 우리와는 달리 세 등분한 그 나라의 오만과 그 콧대높음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당신이 계신 곳이라면 어디거나 그게 바로 제 집이에요. 그 곳만이 제 집이에요.

 

세상에 내가 주위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고, 내가 있는 것으로 해서 그들의 즐거움이 더해진다는 것을 아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

 

해 지고 달 뜨는 것이 이렇게 겹치는 때 잠자고 싶은 사람이 있을 리 없지.

 

마음에 들어 쉴 만한 곳을 찾아 안착을 하고 보면 휴식 시간이 끝났으니 어서 일어나서 가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금방 또 들려오기 마련이오.

 

그러나 좋아서 날뛰는 내 마음보다 더 즐겁고 음악적인 것은 없었다.

 

그럴 수가 없어요. 도무지 실감나게 들리질 않아요. 인간이란 이 세성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릴 수가 없는 것이거든요. 저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운명을 타고났을 리도 없고요. 그런 행운이 제게 찾아온다는 것은 동화 같은 이야기예요. 한낮의 꿈이에요.

 

아마 당신의 사랑은 길어야 여섯 달 후면 거품이 되어 스러지겠죠. 남성들이 쓴 여러 책에서 읽었는데, 그 기간이 아내에 대한 남편의 애정이 지속하는 최대의 기간이라고 하더군요.

 

뇌성을 울리며 하늘을 닫는 측량할 길 없는 대기의 분류에 마음 속의 근심을 맡기고, 바람에 쫓기며 달려가는 데엔 무언가 광포한 즐거움이 있었다.

 

의지할 곳 없는 나의 인생, 잃어버린 사랑, 꺼져버린 희망, 부서져버린 신뢰, 이 모든 것이 한 덩어리의 무거운 파도가 되어 어마어마한 힘으로 내 몸 위에서 요동하고 있었다.

 

내가 나를 걱정한다. 쓸쓸하고 고독하고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으면 없을수록 나는 나 자신을 존경한다.

나는 하느님이 내려주시고 인간에 의해 인정된 법을 지키리라.

지금과 같이 미치지 않고 바른 정신일 때 내가 받아들이는 원칙대로 살아나가리라.

법이나 원칙은 유혹이 없을 때를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해치워야 할 일을 시작하는 데 너무 이르다는 법은 없다.

 

과거는 천상의 것처럼 즐겁고, 또 한없이 슬픈 페이지이며 그 한 줄만 읽어도 나의 용기는 좌절되고 내 힘은 무너져 내릴 것이다. 미래는 무서운 공백이었다. 대홍수가 지나간 뒤의 세계와 같이.

 

아름다운 경치 속으로 해서 단두대로 끌려가는 사람은 길가에서 미소 짓는 꽃을 생각하는 것은 염두에 없고 오직 생각되는 건 단두애와 도끼날이며, 뼈와 혈관이 절단되는 순간이며, 종말에 가서는 입을 벌리고 있는 묘혈뿐이다.

 

바람이 좀 분다거나 비가 좀 뿌린다 해서 이런 쉬운 일을 게을리한대서야 장래의 계획에 대해 무슨 준비가 되겠느냐?

 

개방적인 사람보다도 내향적인 사람은 때때로 그들의 심경이나 괴로움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그것을 내가 버려야 한단 말입니까? 그것은 내 혈관 속의 피보다도 소중합니다. 그것은 내 인생의 목표이며 살아나가는 보람입니다.

 

내가 만약 그의 아내였더라면, 햇빛도 비치지 않는 깊은 샘물처럼 순결한 이 착한 사나이가 나의 혈관에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수정같이 맑은 그의 양심에는 눈곱만 한 죄의식도 없이 금방 나를 죽여버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선량하고 위대한 분이에요. 그러나 그분은 매정스럽게도 자신의 커다란 포부를 찾는 데 급급해서, 위대하지 못한 사람의 감정이나 권리는 생각지 않는 분이에요. 그러니까 하찮은 인간들은 그분 앞에서 물러나야 해요. 그분의 발에 밟히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