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헤르만 헤세 (2)
1. 두 개의 세계
그러나 용서를 빈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고, 이런 것은 아무리 어린 아이일지라도 어떤 현자에 못지 않게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맛보았고, 그 맛은 쓰디쓴 것임을 알았다. 죽음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며 놀라운 변화에 대한 불안과 공포이기 때문이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오전이란 어떤 환상의 세계나 동화 속의 세계 같았고 눈부신 햇빛이 방안을 가득 비췄지만 학교의 초록색 커튼에 가리워진 그런 빛은 아니었다.
2. 카인
우리을이 배우는 것의 대개가 어떤 면에서는 확실히 진실이고 정당한 것이지만 이 모든 것을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것과는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는 거야. 대개는 다른 면에서 볼 때 더 나은 의미를 갖게 되지.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에게 유리하고 자기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을 바라지.
나는 몹시 괴로웠지만 모든 일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았으며 적어도 언제나 그렇지는 않았다. 때때로 이런 일은 필연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용서를 빌면 친절하게 받아들이고 따뜻히 위로받고 동정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완전한 이해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사람들에게 내 처지를 이해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의 감정을 사상으로 변화시킬 줄 알게 된 어른들은 단지 아이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조차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데미안 내용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수도 있지만
썩어버린 나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크로머와 '나'의 관계.
단순히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아닌 미묘한 도덕과 비도덕의 관계.
뭇 사람들이 주장하는 선과 악의 관계인지 아니면 소제목대로 두 개의 세계에서 접점이 되어 무너진 건지..
어쨌든 그 관계의 변화는 BL만화(혹은 드씨)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패턴 중 하나였다.
거기에 뉴캐릭터이자 이 글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데미안의 존재는 정말이지..
BL의 삼각관계를 떠올리게 만들었는데.
이 얘기를 친구에게 하자,
"데미안은 고전 BL 맞아."
헐... 그런 거야?!!;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