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여행

기계의 진보 - 로버트 오브라이언

휘란 2012. 3. 9. 15:09

  최초의 차는 프랑스의 엔지니어 퀴뇨에 의해 1769년에 발명되었다. 그것은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삼륜으로 된 대포의 견인차였는데 비록 실용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증기의 힘으로 차가 움직일 수 잇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이후 퀴뇨의 삼륜차와 같이 덩치가 큰 증기기관으로 추진되는 탈것들이 나타나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나, 증기의 힘은 빠른 교통 수단을 추구하던 발명가들에게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증기기관은 석탄이나 목재, 기름과 같은 연료를 기관의 외부에서 연소시켜 움직이는데, 17세기 호이헨스는 화약 실험을 하던 중 다른 종류의 기관, 즉 내부 연소로 움직이는 기관을 착상했다. 피스톤이 꽉 끼워져 있는 실린더의 내부에 연료를 주입한 후, 이 연료를 연소시키면 그 폭발로 인해 발생한 가스가 피스톤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호이헨스는 이 추진력을 자동차의 바퀴에 전달하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연료를 기관의 내부에서 연소시키려는 노력이 오랜 기간에 걸쳐 계속되었고 마침내 내부 연소 기관은 실용적인 단계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발전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1860년에 프랑스의 발명가 르노아르가 제작한 작은 단기통의 내연기관이었다. 그 장치는 수평으로 놓인 실린더의 양쪽 끝에 교대로 연료를 주입한 후 연소시키면, 밀폐된 실린더의 좁은 공간 속에서 교대로 일어나는 연속적인 폭발의 힘에 의해 실린더 속에 있는 피스톤이 빠른 속도로 왕복하게 된다. 르노아르가 단기통의 내연기관을 개발한 2년 후, 역시 프랑스의 과학자 로샤는 이 새로운 기관에 대한 분석을 하였는데, 로샤는 그 과정에서 4행정 내연기관의 원리를 창안하였다.
  이렇게 창안된 4행정 내연기관은 현재까지 거의 모든 내연기관의 기본적인 원리가 되고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4행정 내연기관에서는 분무기의 역할을 하는 카뷰레터(기화기) 속에서 연료와 공기가 혼합되어 폭발하기 쉬운 기체 상태로 실린더에 보내진다. 실린더에는 피스톤이 끼워져 있고, 이 피스톤은 연접봉(커넥팅 로드)으로 크랭크축과 연결되어 있다. 카뷰레터로부터 실린더 안으로 주입된 기화 연료가 연소하면 그 폭발력이 피스톤을 실린더의 아래로 밀어내고 피스톤과 연접봉으로 연결된 크랭크축이 돌아간다. 이렇게 회전한 크랭크축은 다시 연접봉을 통해 피스톤을 위로 밀어 올리게 되고 피스톤의 상하 운동이 반복된다. (그림 생략)
  4행정의 내연기관은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연속되는 네 가지 행정을 거치면서 동력을 발생시킨다. 제 1행정(흡기행정)에서는 피스톤이 내려가며 열려진 흡기 밸브를 통해서 카뷰레터로부터 기화 연료를 실린더 안으로 빨아들인다. 제 2행정(압축행정)에서는 흡기 밸브가 닫히며 피스톤이 올라가서 기화 연료를 14분의 1로 압축한다. 제 3행정(폭발행정)에서는 압축된 기화 연료가 점화플러그에 의해 점화되어 폭발을 일으키게 되고 이 폭발력이 피스톤을 하강시킨다. 제 4행정(배기행정)에서는 배기 밸브가 열리며 피스톤은 다시 올라가 연소된 기체를 실린더 밖으로 배출한다. 이렇게 4행정은 피스톤이 실린더 속에서 위로 두 번, 아래로 두 번 운동하는 과정으로 완결되며, 각 행정이 완료될 때마다 힘이 연접봉을 통해 크랭크축으로 전달된다.


해제: 이 글은 자동차의 내연기관(엔진)이 어떻게 착상, 발달했는지를 소개하면서 아울러 내연기관의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자동차는 처음에 증기기관으로 움직였으나 속도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연기관이 고안되었으며, 로샤에 의해 창안된 4행정 원리가 현재까지 내연기관의 원리가 되고 있다.

주제: 내연기관의 발달 과정과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