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 일상*

레몬 소주

휘란 2012. 2. 11. 22:53

난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술자리에서 사양하는 쪽도 아니다.

그냥 여러 술자리에서 느낀 건
사양하느니 잔만 받아놓고 적당히 마시는 쪽이 낫겠다는 생각.

술이란 건
맛없다.

그나마 입에 맞는 건 소주 정도.
이렇게 말하면 술 마실 줄 아네~ 하면서 주당을 물어오기 일쑤다.
내 주량은 소주잔으로 소주 세 잔.
세 잔째에 취기가 얼큰하게 돌기 때문에 세 잔까지 잘 가지 않고
보통 한 잔으로 끝낸다.

그렇게 해도 사람들은 모르니까-_-

어느 날 레몬 소주란 걸 알게 되었다.
시중에서 파는 건 정말 맛없다.
차라리 내가 만들어 먹는 게 낫겠다!<-

했지만 시도해보지 못한 채..(말했다시피 즐겨 마시지 않으므로)
몇 해가 흘렀다.

아빠는 술 중에서 복분자를 좋아하시는데
이게 비싸다.
그래서 직접 담가서 마시는 걸 배우셔서 만들어 드신다.

나도 한 모금 마셨지만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어차피 적포도주 계열은 싫어한다.

문득 레몬 소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레몬 몇 개를 사다가..(그것도 사놓고 며칠 미루다가..;;)
소주와 레몬만 넣어 두었다.

며칠 뒤에 마시니 맛있었지만 너무 독했다.(소주가 그렇지..)
물을 섞어두었다.

그리고 잊을 만하면 마셨는데..
무언가가 잘못되었는지 시큼한 맛이 끝에 남아서 상할 것만 같았다.
윽.. 안되겠다.
적당히 마셔두고 치워야지.

하고 잊어버렸다.=_=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아무튼 꽤 되었다.
난 이제 그 레몬 소주를 처치해야겠다고 느꼈고
오늘 점심 때 닭고기를 먹으면서 꺼냈는데
응?
그때 그 시큼한 맛이 다 어디 갔지?
멀쩡했다. 아니, 오히려 더 맛이 좋아졌다.
우와! 이거 딱인데!!<-

기분이 좋아서 소주를 더 넣어 두었다.
레몬을 두 개나 넣었는데 유리병 자체가 크지 않아서 계속 우려먹을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알고 봤더니
술에는 물을 섞으면 안된다고 한다..ㄱ-
그 물기가 사라져서 맛이 좋아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