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여행
책만 보는 바보
휘란
2011. 9. 3. 16:19
새로운 책을 구해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나는 늘 가슴이 두근거린다.
책장을 펼치면 바람결에 와삭거리는 아득한 풀밭이 그 속에는 들어 있을 것만 같다.
서늘한 풀냄새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며 나는 가보지 않은 길,
내 발자국으로 인해 새로워지는 길을 떠나려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풀잎들을 꼭꼭 다지며 걷는 것도 좋겠지.
아니면 그만의 길을 위해 내가 눞힌 풀잎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놓거나.
"스승을 만나 환한 깨우침을 얻으니 또한 가슴이 벅차지 않겠는가?"
"공에는 위, 아래가 따로 없어. 어디가 가운데라 할 수도 없지.
중국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동족 변두리의 작은 나라에 불과하겠으나,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중국도 북쪽의 큰 땅덩어리에 불과하네.
우리는 서양 사람이라 부르지만, 그들의 눈으로 본다면 우리는 동양 사람이겠고.
그러니 자기만이 중심이라 자만할 것도, 변두리라 기죽을 것도 없다네.
다같이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