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 일상*

비 오는 날의 상반된 기분

휘란 2011. 7. 14. 13:58


난 비 오는 날이 좋다.
이런 말을 하면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우울한 여자라고 할 것이다.

난 햇살 맑은 날도 좋다.
그러니
봄 여름 가을은 나에게 최적의 날씨가 계속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겨울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까지 얘기해도 우울하다고 하면 나는 할 말이 없고
그냥 조용히 가던 길 가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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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사람의 기분은 상당히 연관이 되어 있다.
하지만 날씨는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거라면 내 기분을 바꾸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난 비 내리는 걸 보는 게 좋았다.
때론 그 비를 마음껏 맞아보고 싶기도 했다.

산성비든 오염된 비든 아무렴 어떠랴.
더럽힌 게 인간이니
비가 인간을 더럽혀도 될 일이지.
길어봐야 100년 인생.

그런 운치를 따져봐도 비 맞을 시간조차 아까운 관계로
우산이 없는 '어쩔 수 없는' 때를 제외하고는
양산과 우산을 겸한 내 작은 우산이 가방 속에 상비 중이다.


비 오는 날보다는 비 오기 전후의 날씨가 좋았다.
아주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햇살이 구름 속에 숨어 있고
바람이 마구 나무들을 흔들어대며
대지의 깊은 내음이 후각으로 파고 들어오는
그런 날씨.

비가 오기 전이라면 그 감각들이 짜릿하게 다가왔고
비 개인 후라면 상쾌함으로 느껴졌다.


그런 하루하루..
그러던 어느 날, 비가 예쁘게 쏟아지던 그 날.
버스 창을 통해 뿌려지는 방울방울들을 보면서
참 즐거운 상상을 했다.

이래서 비 오는 날이 좋다니까~~☆

똑같이 비가 오는 날.
기분이 엄청나게 가라앉다 못해 화가 나서
비에게 화풀이를 하고 싶어졌다.-_-;;;

비가..
들으면 어이 없어 할 일이지만
그랬다.


그래도,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진정된다.
위로가 된달까.

조금이나마 나의 안 좋은 것들을 씻어내리는 기분.
웃어야지.

분명 하늘이 내 대신 울고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