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 일상*
10분 차이
휘란
2011. 1. 7. 17:07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딱히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돌아가는 버스가 지나갈까봐
그러면서 빙판길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면서도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앞에 몇 대 지나가는 버스는 내가 탈 것이 아니었고
정류장도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무렵..
앗! 버스다!!
난 뛰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교통카드를 꺼낸다면서 그만 손에서 놓쳐버렸고..
그걸 주운 새에 버스는 가버렸다.ㅠㅠ
내가 왜 교통카드부터 찾았을까..
그것은 오랜 버릇..;;
그냥 뛰어가서 탄 다음에 찾아도 되었을 텐데..
그러나 이미 버스는 떠난 뒤.
잘못하면 길에서 미끄러질 뻔도 했기에...;;
천천히 다녀야겠다고 생각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였다.-_-
하하하..
헛웃음이 나왔다.
하느님이 만약 보고 계신다면 이런 내 꼴이 얼마나 우스울꼬.
뭐 그리 급한 일이 있다고..
버스 다음 것 타는데 10분 좀 기다리면 될 일을..
뭔가 그 시간이 아까워서일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면 얼마나 쓴다고.(정말 그러려면 먹고 자는 시간부터 줄여야 한다.)
알 수 없었다.
그냥 10분 좀 늦게 집에 도착할 뿐이었는데도..
어쩌면.. 모든 일이 그러할지도 모른다.
남들 가는 만큼 못 가더라도..
10분 좀 늦게
도착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인생이 뭐 급하겠는가. 수명도 길어진 이 마당에.-_-;
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자.
극도로 초조해진 자신에게
하느님이 그렇게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요. 느긋하게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