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여행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

휘란 2017. 12. 3. 16:10

2017년 11월 28일 완독.


산 지 오래된 책이었는데 읽는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kbs라디오 드라마로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성우분들을 좋아하는 까닭에 책을 읽으면 그 목소리가 자동적으로 더빙되는 것은 좋았으나...

내용을 미리 알아버린 뒤에 읽는 책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같은 이유로 책이 원작인 영화는 절대로 먼저 보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용을 잊기를 기다렸다.

마치 술이 익기를 기다리듯이.


문체는 섬세하고 내용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옮겨 담은 것처럼 생생했으나

뭐라고 해야 할까.


이제 나는 이런 감성에 공감할 수 없게 되었구나.


주인공인 공진솔은 한없이 이해가 되었다.

원래 주인공에게는 너그러운 편이라, 그녀의 바보 짓도, 실수도, 잘못한 것도 전부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인 이건이란 사람은...

시인인지 PD인지 정체성이 모호한 데다 (죄송하지만 욕 좀 쓰겠다.)


"당신은 내게 일기장 같은 사람이에요."

하면서 본인 마음은 모른다는 개새끼였다.<-


그래도 주인공인 진솔이가 좋다는데 뭐 어쩔겨.

엄마 마음처럼 우리 진솔이가 아깝지만 둘이 잘 살겠니 하고 바랄 수밖에.


그 당시의 이야기.

아날로그 감성 같은...

그래서 아마 공감은 쉽지 않은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라디오 드라마가 좋았고 성우분들 연기가 무척 생생해서 

이 잔잔한 이야기를 즐겁게 읽지 않았나 싶다.

이건은 별로지만 그 밖의 캐릭터들은 개성이 강해서 그런 인물들 주변에 있는 주인공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