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좀 꺼줄래요
지난 주 수요일이 문화의 날이라 연극 좀 보고 왔더니
주변의 반응이 부러움이었다.
보러 가면 되지 않나?
순수한 의문.
연극을 보기 시작한 건 올해 1월부터다.
명색이 문화수도 시민인데
연극을 1년에 한 편도 못 본다는 게 슬펐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 연극을 할 정도로 좋아했다.
영화보다 비싸긴 하지만...
요즘 영화값 오르는 걸 보면 곧 연극 티켓 값을 앞지를 것 같기도 하다.
그건 그렇다치고
공연 보러 가고 연극 보러 가는 걸 즐기는 게
왜 한가한 사람 보는 듯한 시선을 받아야 하는 거지?
내 개성이 강한 건 알지만
솔직히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이해할 수 없다.
6천원짜리 커피를 매일 마실 돈은 있고
한 달에 한 번 만오천원짜리 연극 볼 돈은 없다.
TV 3시간, 영화 2시간 볼 시간은 있고
책 30분 볼 시간은 없다.
어디에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는지는 자유 아닌가?
왜 자신의 기준으로 남들 생활을 판단하지?
생각해보면 책을 사보거나 만화책을 모으는 것도 당시에 학생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엄청 부러워했다.
그 책을 사기 위해 내가 용돈을 아끼고 차비도 없이 걸어다닌 것도 모르고.
사람들에게 과정이 중요하지 않은 건지
아니면 한국인들만 그렇게 보는 시선인 건지
알 수 없지만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SNS에 왜 그렇게 어디 가고 음식 먹은 거 같은 게 올라오는 걸까?
나도 비슷한 짓을 해보았지만
일기 쓸 때는 필요하다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다른 사람이 쓰는 것에 관심도 없고
그런 거 구경하는 사람도 이상하다는 생각이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고
나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남의 소비 생활에 관심 꺼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듯이.
그리고 멋대로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가해서 책보고 연극 보는 게 아니란 말이다.
돈이 남아돌아서 덕질을 하는 것도 아니란 말이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즐기기 위해
나도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