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씨를 예약 주문해서 생긴 일
이 글의 제목을 뭘로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일기? 오늘 있었던 일이니까.
그러다가 저런 제목.
이 티스톨을 보다시피(포스팅 활동량) 무슨 일이 많은지 바쁘고 바빠서
사놓은 드라마CD와 만화책과 소설들을 읽지도 못하고
랩핑된 것은 그 비닐조차 뜯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일주일에 하나씩은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궁리 끝에 한 작품을 일주일 내로 감상했다.
이 감상도 티스톨에 포스팅하고 싶었는데 아직 미처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하는 건 메일 정리였는데
쓸데없는 메일을 줄이고 중요한 메일만 분류해놓기 위해서였다.
그것도 3계정을 이용 중인데 두 개는 제쳐놓고 한 개만 포도시 정리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의 메일이 눈에 띄었다.
응? 여긴 전에 예약해서 드씨 주문한 곳이잖아.
예약한 지 한참 된 것 같아서 그게 곧 오려나보다 하고 메일을 확인했더니
내가 주문한 드씨가 무슨 시리즈 같은 거였는데 그 차기작이었다.
잠깐! 내가 주문한 건?!
서둘러 홈피를 검색해서 들어갔더니 주문내역에 이렇게 되어 있었다.
미입금으로 인한 자동취소.
어이어이, 내가 분명 통장 내역에 찍힌 걸 봤는데 무슨 미입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행 홈피에 들어가 거래 내역까지 확인했다. 정확히 6월 23일.
그리고 이곳에서 온 메일도 전부 확인했다.
회원가입을 축하드립니다.
~에서 주문하신 내역입니다.
배송 지연에 대한 사과와.......
이쯤되니 울컥했다.
전화기부터 들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고객센터란 곳에는 메일 주소 밖에 없었다.
그래서 Q&A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혹시 몰라서 주문 번호와 함께.
홧김에 [당장 환불해주세요!!] 라고 적은 걸
[이런 불쾌한 상태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해주실지 궁금합니다.]
라고 수정해서 올렸다.
오늘 낮에 작성한 글이었다. 점심 시간에 메일 확인을 했었기에.
다행히 저녁 8시가 조금 못되어서 전화가 왔다.
원래 모르는 전화는 안 받는데 택배가 있어서 받았다.
담당자는 나보고 Q&A에 글 남겼냐면서 공지란 확인을 했냐고도 먼저 확인부터 했다.
-사과부터 했다면 기분이 좀 풀렸을 것 같다.
저기, 있잖아. 한 달 뒤에 배송되는 물건에 대해서 일일히 홈피 들어가서 공지 확인해야 하니?
그리고 차기작 홍보 때는 전체 메일 보내면서
미확인된 입금자에 대한 공지 메일은 보낼 수 없다는 건 대체 어디에 있는 규정이니?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이 담당자가 워낙 말을 다다다다 자기 할 말을 하는 바람에 그냥 들었다.
그러니까 변명이었다.
입금자랑 주문자 이름이 같은데 왜 그게 오류가 나냐고요.
너네가 그냥 구닥다리 프로그램인지 뭔지를 써서 문제가 생긴 거면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시정하겠습니다.
이래야 되는 거 아냐?
좀 화가 났던 게 담당자의 응대 태도에 더욱 화가 나려던 찰나,
그래서 어떻게 해주시겠다는 건데요?
-참고로 한국 드씨는 대부분 예약 한정제이다. 그 이유는 예약 받은 만큼만 판매하겠다는 거다.
재고 남으면 손해보는 구조다 보니 그렇게 하는 건 판매자 위주의 방식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뒤늦게 사고 싶은 하는 소비자-극히 드물다는 문제로 이런 판매 방식이긴 하다.ㅠㅠ-는
구할 수가 없거나 다른 사람의 중고를, 그것도 프리미엄(원가의 몇 배) 붙여서 사야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성덕후는 봉이 아니건만 봉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판매 시스템이다.=_=
그랬더니 담당자가 상당히 조심스럽게 재고가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보낼지 아니면 환불을 바라는지 얘기했다.
그리고 이때 즈음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던 것 같다.
이미 예약과 발송 기간이 끝나서 재고에 대해 체념하고 있던 나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라
당연히 상품으로 보내달라고 했고..
그러자 우습게도 담당자의 목소리가, 그러니까 어조가 그 다다다 하던 말투에서 꽤 부드럽게 바뀌면서
이런저런 상태인데, 랩핑(실링)도 없고 부록도 없는데 괜찮겠냐 그래서
뭐, CD만 무사하다면 상관 없으니까 "네. 괜찮습니다." 하고 수락하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랬다.
기뻐하는 목소리와 나로서는 좀 늦게 배송된 것 외에 (부록을 따로 보낸다나 뭐라나) 손해는 아니었기에
화도 가라앉히고 그렇게 나름 좋게 마무리지었다.
근데 내가 왜 이 사태를 적어두느냐.
성덕후가 호갱, 봉이라는 사실이 서글펐기 때문이다.ㅠㅠ
내가 그분들 팬만 아니었어도 당장 환불에, 확~ 따질 수도 있었다는 거.<-
하지만 이쪽 업계가 그렇듯 드씨가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아마 수익이 안 되는 모양이다.ㅠㅠ)
위에 적었듯이 예약 한정제라는 판매자 위주 방식으로 굳어져 있으니 어쩌겠는가.
그냥 그분들 목소리로 기분을 정화해야지.
별로 좋은 얘기는 아니라서 관련된 곳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드씨를 파는 곳 중에서 가장 최고는 '오디언'이라고 본다.
그리고 오디언 같은 곳의 음원 판매가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의 소비가 될 것 같다.
그런 오디언도 성우분들을 그리 많이 활용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앞으로는 오늘과 같은 일이 없기를 바라며.
한국 드씨와 한국 성우계의 발전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