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 - 김의기 (3부) 책 속 여행2018. 1. 6. 21:04
2018년 1월 2일~
진행 중.
2부 테마는 알 수 없었지만 3부 테마는 단 한 권의 책이다.
단 한 권의 책이 다섯 권이나 선택되어 있다.
『레 미제라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돈키호테』, 『국가론』, 『햄릿』이다.
이 중에 읽은 건 두 권 반 정도 되려나.
왜 반이냐면 '레 미제라블'을 5권짜리 중 3권까지 읽은 것과 어린이용 위인전 시리즈 '장발장'을 읽었기 때문이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세상에서 읽어야 하는 단 한 권의 책으로 많이 추앙 받는다.
'단 한 권'이라기에는 그 분량이 어마어마해서 좀 어폐가 느껴지지만...
그런 수식어를 당연한 듯 받고 있는 작품이다.
내가 위인전 읽을 때 기분을 생각해서 레 미제라블을 읽었다가...
('빨강 머리 앤'도 한 권짜리 읽었고 실은 10권이라는 걸 알고 전부 다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방대한 사회문화적 배경에 질려버렸다.
주석을 읽으면서 읽으니 집중이 자꾸 흐트러졌고, 그렇다고 그걸 무시하면서 읽기에는 이해력이 떨어졌다.
결국 3권 중간에 대혁명? 혁명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에 젊은 청년들 이야기 부분에서 일단 접었다.
영화 '레 미제라블'은 재밌게 보았다. 뮤지컬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영화 음반은 아니지만 모 뮤지컬 음반(레 미제라블)이 내게 있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이런 게 있다는 걸 알았다. 음악은 비슷했다.
제목 그대로 '비참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내내 부정적인 삶들이 그려진다.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사랑에 빠진다는 게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사실 외모는 상당 부분 그 사람의 내면을 반영한다. 특히나 사람의 표정은 그 사람의 내면세계를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낸다. 첫눈에 반했다고 해서 가치 없는 사랑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154쪽)
소설의 재미는 계속 연결되는 우연들을 엮어서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데 있다. 위고는 이를 이용하여 박진감 넘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157쪽)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서문을 읽고 미완성 작이란 걸 알았다.
그리고 그대로 덮었다.
미완성된 소설을 읽는 건 딱 질색이었다.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처럼.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뭔가 확 잘려 있는 걸 보는 기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작으로 칭송받는 건 쓰인 부분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뜻이겠지만...
글쎄, 이 작품만은 읽을지 모르겠다.
삶은 선물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매 1분, 1분이 영원한 행복이 될 수 있다. (161쪽)
삶은 천국이에요. 우리는 모두 천국에 살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싶어 하지 않죠. 만약 우리가 그것을 알고 싶어 한다면 내일 당장 세상은 천국이 되는 것인데. (162쪽)
죽음을 넘긴 작가만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문장들이다.
단테가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거기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그곳에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천사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163쪽)
왜 합리성을 따지지 말아야 하는가? 이반의 합리성에 따르면 삶이 의미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지기 때문이다. 합리성을 따지지 말아야 사랑할 수 있다. 육신이 숨을 쉬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의미 있다. 삶을 그 의미보다 더 사랑해야 하는 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제 할 일을 다 했기 때문이다. 무엇을 더 하겠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그 상태로 기뻐하고 행복해지라는 메시지이다. (171쪽)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학생일 때 읽었다. 오래되었다는 이야기다.
완역본? 새 하드커버로 된 책이 나와서 구매는 했는데.. 아직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용을 대충 다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드커버가 싫어서일 수도 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실과 비현실은 사실상 차이가 없다. (183쪽)
플라톤의 『국가론』은 읽지 않았지만 전공 때문에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다.
서양사의 근간이 되는 사상이지만
나는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이 더 끌렸기 때문에 플라톤 사상에는 비판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남자와 여자를 평등하게 대한 것처럼 해석하는데,
정말로 여자를 평등하게 생각했다면 이런 문장은 나올 수가 없다.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는 모든 남자들이 공유해야 한다네." (190쪽)
이건 그냥 여자를 부속물, 소유물 취급한 것이다. 어딜 봐서 '평등'하다고 하는 건지.=_=
한 강사는 그런 플라톤이 '순수'했다고 포장하지만 '순진'한 거다.
혼자만의 사색에 빠져서 현실을 결코 보지 않는.
나름 파격적인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은 주었지만 순진하게 이상국가를 꽃밭처럼 그린 것.
플라톤이 위대한 건 아카데미를 만들었다는 것. 그것 하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사상이 그렇게까지 서양사의 근간이 되지 않았을 테니까.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너무도 유명해서 읽지 않았다면
그거야말로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굳이 햄릿이 아니더라도 셰익스피어 작품은 읽어야 하는 게 기본 같이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의 문장이야말로 하나의 운문처럼 느껴지는데 작가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고뇌는 있지만 결단이 없다는 것이 셰익스피어의 아쉬운 점이다.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인간의 의지보다 운명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201쪽)
이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은 안 읽어본 것 같다. 햄릿이나 리어왕 같은 비극들은 운명적이지만 희극은 결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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